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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16 그냥 일상

그냥 일상

2014. 9. 16. 10:50 | Posted by 도유정

 


업뎃을 한 지도 벌써 반 달이 지났다. 내가 글을 올릴 무렵만 해도 꽤 덥고 습했는데 이제 완연한 가을이 됐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것도 그렇지만 해가 일찍 지기 시작했다. 7시 30분 쯤에야 서서히 넘어가던 해가 이제는 7시만 되어도 자취를 감춰 깜깜해진다. 이러다 눈 깜빡하면 겨울이 되고, 또 숨 한 번 돌리면 2015년이 오겠지......

점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자라지 않았는데 몸만 늙어가는 기분이다. 느릿한 속도로 지나가던 시간이 이제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난 아직 한 게 없는데....... 이러다 얼떨결에 서른이 되고 얼떨결에 급히 결혼해서 애를 낳고, 애가 자라는 걸 지켜보면 어느새 마흔 쉰이 되어있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 인생이 덧없을까봐......

나는 멀티가 안 돼서 뭔가에 힘을 쏟아야 하면 다른 일은 병행이 힘들다. 요새 한참 써야하는 게 많아 그 외에는 글을 쓸 여력이 없다. 시간이 모자란 건 아니지만 한정돼있는 내 글쓰기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 한 달 반 전부터 소설을 구상해서 초입부를 쓰고 있었는데 그것도 중단됐다. 소설에 쏟을 심력이 바닥나서......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일주일 간격으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뭔가를 집중해서 쓰는 것에 지쳐서 본의아니게 블로그를 방치했다.

요새 해리포터 팬픽도 재밌는 건 이미 다 읽고 아직 안 읽은 건 읽어볼래도 취향이 아니거나 영 구려서 진도가 안 나간다. 내 삶의 덕질 취미가 강제로 중지되니 살 맛이 안난다ㅠㅠ 너무 허전하다. 요새 계속 톰해리가 끌리는데 읽을만한 건 이미 다 읽었고 아직 남은 대작은 미완이거나 오픈엔딩이다. 이 딜레마 시발 ㅠㅠ 해피엔딩으로 쓰란 말이야!!!!!

요새 밤 특정시간이 지나면 잠이 안 온다. 그래서 매일 3시 4시에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고역 ㅋㅋ 늦잠잔다고 매일 욕먹는다. 이 나이에 ㅋㅋㅋ 한심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은 것 같다. 사실 잘한 짓이 없으니 욕먹는 건 당연한데 막상 들으면 기분은 안 좋다. 칭찬 받은지 너무 오래 되니까 자존감도 떨어지는 것 같다. 나를 위해 솔직하게 쓴소리하는 건 가족밖에 없는 걸 알지만 막상 늘 나에 대한 지적만 들으니 가끔 좀 우울해질 때도 있다. 학창시절 나는 항상 기대치 이상으로 잘 해왔는데 어느 순간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제는 칭찬 듣는 것도 드물고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

잘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게 좀 피곤하다. 하지만 외면하고 도망다닐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나서 나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긴 안다. 근데 생각하기 싫어. 으으......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내가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남들 눈치 안 보고 남들 기준과 상관없이 내 기준에서 만족하고 행복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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