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의 일상/장르 문학'에 해당되는 글 2

  1. 2015.03.24 [samk]유통기한 리뷰 (스포 주의) 3
  2. 2014.07.28 [무협]전전긍긍 마교교주 리뷰

※ 1.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배포전 판매 때 직접 책을 구입해서 읽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2. 유통기한 뿐 아니라 삼겹살, Sunny Night의 강력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samk]유통기한 리뷰







나는 왜 samk님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감정의 과잉 없이 덤덤하게 등장인물의 아픔을 들려주는 서술방식 때문일 수도 있겠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의 감정선 때문일 수도 있겠지.


개인적으로 samk님의 소설은 주인공수의 감정적 치유를 담백한 공감으로 서술한다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삼겹살, Sunny night, 공포증 시리즈 등 수많은 전작에서도 그랬고 이번에 리뷰하는 작품 <유통기한>에서도 그렇다. 주인공과 수는 각자의 아픔을 가진 캐릭터다. 그러나 각자 그 아픔을 극복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전작 <삼겹살>에서 주인공 김승표는 아버지에게 부정당하고 창녀촌에서 위협당하며, 외롭게 자란 아픔을 독기와 노력으로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린다. 주인수 하정은 어렸을 적 우상처럼 따랐던 반장의 배신,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버지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이다. 하정은 승표처럼 상처를 정면으로 맞대면하고 넘어버리기 보다는, 대부분의 우리가 그렇듯이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 묻어버리는 것을 택한다.


 <Sunny Night>도 비슷하다. 공 최상무는 가족관계, 특히 형,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큰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님을 죽음의 길로 인도하고 자신이 미로 안에 갇혀있는 미노타우루스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거실에 그림(빛의 제국)을 걸어놓고 매일 들여다본다. 자신의 아픔을 정면으로 직시하며 자기 혐오를 간직하는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주인수 현우는 특유의 4차원적 성격과 둔한 듯한 캐릭터로 모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캐릭터다. 하지만 역시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며 학대당한 어린 시절, 어렵게 자라며 혹사당하던 성장기의 아픔 때문에 '행복'이라는 감정을 박탈당했다. 이 때문에 삶의 이유인 그림이 정체를 보이자, 어린 시절 그를 구해줬던 최상무를 보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유통기한>은 기존의 작품과는 공의 설정이 약간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유통기한의 채민호는 아픔을 겪을 당시 미성년자였다. 성장기에 느낀 배신의 치명적인 고통, 그 배신 때문에 삶의 이유였던 야구에서 강제로 퇴출당하고 죽음마저 생각했다. 앞서 말했던 전작의 공들이 아픔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혹은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상처받은 티를 내지 않는 편이라면, 채민호는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상처를 크게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과 수의 관계가 서로가 서로를 '구원'했었고, 결국 둘의 관계를 통해 상처를 치유한다는 핵심 키워드는 유통기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게 samk님만의 매력이고.


채민호는 이서인에게서 구원을 받은 캐릭터다. 정작 이서인은 그것을 모르지만, 채민호가 죽음을 생각했던 순간 서인이 말했던 10년의 유통기한과 이메일 아이디는 민호를 지탱하는 유일한 희망이 된다. 그리고 미국에서 채민호가 밤의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할 때 느꼈던 절망의 순간마다 채민호는 이서인이 보여줬던 별을 본다. 가장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배신당하고 삶의 이유를 박탈당한 채 미국으로 떠난 민호가 느꼈을 아득한 절망과 고통을, 민호는 담담하게 서술한다. 외삼촌이 자신 때문에 빚을 졌고, 외숙모가 어머니의 유품을 팔아가면서까지 바라지를 해줬지만 탈락한 큐스쿨. 골프채를 사채업자에게 빼앗기기도 했을 만큼, 너무나도 초라하고 비참하며 지옥 같았던 나날들. 민호는 삶의 고통이 닥칠 때마다 서인을 생각하며 구원을 얻는다. 왜 살아야 할까, 하는 절망의 순간에 서인의 이메일 아이디 "le vent se leve, il faut tenter de vivre.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민호에게 삶의 이유를 부여해줬다. 살아가는 데에는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누군가는 반복되는 일상 자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상하게 나 역시 저 문장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나 또한 삶이 힘들 때 내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앞으로도 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며 아득한 미래에의 절망에 우울해했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이 좋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책을 읽을 때의 즐거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기쁨 같이 소소한 일상이 내 삶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 채민호가 이서인에게서 구원을 받았듯이, 나도 samk님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쌓여있던 내면의 상처를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수 이서인은 삶의 바쁜 일상 속에서 어느새 아픔을 흘리듯 묻어버리게 된 캐릭터이다. 그러나 그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고, 속은 곪아있는 채 아슬아슬하게 시간의 표피 밑에 묻혀있다. 첫사랑이었던 권기태의 배신과 동성애자로 사회에서 받았던 차별과 모욕의 기억이 이서인에게는 아직 화상처럼 남아있다. 가족과의 갈등과 현실적인 돈 문제도 그렇다. 이서인이 어렵게 취직한 건축사무소에서 남들만큼 야근하고 월급을 받지만, 집에 보내는 생활비와 아버지 병원비를 빼면 남는 게 없는 '스쳐가는 월급' 인생이다.


개인적으로 이서인에게서 공감을 많이 느꼈다. 취업 준비생으로서 그가 느낀 막막한 절망, 사회의 부조리한 대우, 성공한 '배신자들'과 민호를 보며 느끼는 열등감, 친구들과 나누는 현실적인 고민은 마치 제 주변을 둘러보는 것 같은 친근감을 준다. 특히 같은 상처를 공유했지만 자신과 다르게 '성공한' 민호를 보며 서인이 느끼는 갖가지 상념은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서인의 묻어둔 상처는 민호와 재회하면서부터 다시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 권기태, 박무영, 한동호, 성수와의 재회가 연이어 이어지며 멈췄던 10년 전의 사건이 다시 이어진다. 잊었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권기태와 박무영을 보는 순간 서인은 동요를 숨길 수 없었다. 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게 아니라, 어떨 때에는 더 상처를 곪게 만들기도 한다. 개인의 인생에서 상처만큼 강렬한 경험은 없다. 사람은 좋은 순간보다는 내가 아팠던 순간을 더 크게 기억하고, 상처를 제 때 치유하지 못하면 그 트라우마가 그 사람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서인도 마찬가지였지만, 서인으로 인해 그 상처를 극복했던 민호에 의해, 이번에는 서인이 상처를 극복하게 된다 .


서인의 성장은 무영을 대하는 서인의 태도에서 드러나게 된다. 나중에 박무영이 자살시도를 하고 병원에 누워있을 때, 서인은 무영을 찾아간다. 가족에게서 절연당하고 내쳐진 무영의 처지가 서인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거기서 서인은 무영이 살아갈 힘을 준다.


원수를 원한과 복수로 대하는 건 쉽다. 그러나 가장 큰 복수는 그 사람을 용서하는 거라고 한다. 서인은 자신과 민호의 삶을 파국으로 밀어넣었던 무영에게 살아갈 힘을 줌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한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는다. 과거의 상처를 완전히 봉합한 서인에게 남은 것은 민호와의 미래 뿐이다. 서인은 민호와의 관계에서 스스로의 상처를 직면하고, 치유하고, 성장했다.


또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다. 바로 내 복수는 남이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 문구를 보았을 때, 가슴 속에서 쿵 하고 뭔가가 내려앉는 충격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나고, 그 부분을 반복해서 읽게 되더라.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나는 이렇게 그 순간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하는데 정작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나고 우울했다. 보란듯이 성공해서 복수해주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결국 죄는 어떤 방식으로든 되갚음을 하게 되어있는 것 같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다. 까를로스의 아빠 산체스 씨가 젊었을 적 갱단에 소속되었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평생 졌듯이. 이 책임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모두 적용되는 개념이다. 서인이 허름한 매점에서 민호에게 해줬던 말이 민호를 구원해줬고, 결국 서인은 민호에게서 그 역시 구원을 받는다. 권기태와 박무영은 그들이 뿌렸던 악업을 그대로 돌려받는다.


samk님의 소설을 볼 때마다 늘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착하게 살아야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구원이 되는 존재이고 싶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것들이다. 내 부주의가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반면 내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 구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긴 리뷰글을 읽어주신 분들과, 항상 소중한 작품을 써주시는 samk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인상깊었던 문장 발췌

 


- “미국의 고속도로는 참 길어요. 어둠 속에 도로를 달리면 끝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 자주 듭니다. 어느 날은 정말로 세상에 나밖에 남지 않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운전을 할 수 없었죠. 그때 밖으로 나가서 해가 뜰 때까지 하늘을 봤습니다.”

 

 


 

- “형 메일 주소가 어렵더라고요. 아이디를 하나씩 치다가 뜻이 궁금해졌죠.”

난 그의 말에 다시 내 글씨를 내려다봤다. 이건 고등학교 때 만든 이메일 아이디이다. 그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선생님이 예문으로 시 구절 하나를 알려주셨다. (중략)

“이걸 찾으니까 같이 따라 나오는 다른 문장이 있더라고요.”

알고 있다. 원래는 두 문장인데 길어서 난 하나만 쓴 거니까. 신기하게도 입안에서 그 뒤 문장이 떠올랐다.

“그때 이 뜻을 알고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난 눈을 들었다. 민호의 차분한 눈이 날 보며 덧붙였다.

“그리고 그때 형의 표정이 이 말에서 받은 느낌과 같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죽을 수 없었습니다.”
내 눈에 다시 이메일 주소가 들어왔다. 휘갈겨 쓴 검은 글씨.


le vent se leve
il faut tenter de vivre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만 말해 봐.”

 침묵이 흘렀다. 술에 취한 몸으로 바닷물 속에서 오래 버티지 못 할 것 같았다. 남자가 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대로 앞을 향해 나아가려고 할 때였다. 상대가 느리게 말했다.

   '2시간 40분 후면 해가 뜨니까요.'

 파도 때문에 다시 몸이 휘청거렸다. 커다란 파도가 예고도 없이 그의 얼굴까지 덮쳤다. 손에서 떨어진 휴대폰이 바닷물 속에 잠겼다. 그러나 남자는 큭큭거리며 웃느라 신경 쓰지 못했다. 2시간 40 분. 해는 그렇다고 쳐도 뜬금없이 이 정확한 시간은 뭐란 말인가. (중략)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2시간 40분 정도. 눈을 떴는데 떠오른 해가 보였다. 이상하게도 목이 멨다. 수천 번은 봤을 아침 해다. 그러나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그걸 보며 목 놓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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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전긍긍 마교교주 1-6 (완)


작가 : 김현영


작가의 역대 작품 : 무한소소, 후흑문주 심온, 만선문의 후예, 걸인각성, 잠마검선, 마인정전(현재 출간 중)


출판사 : 청어람


장르 : 개그무협물


개인적인 평점 : ★★★★★ (별 다섯개 만점 중 만점)


한줄 평가 : 수하에 의해 천하제패의 길을 강요당하는 마교 교주의 눈물겨운 이야기




줄거리


정도무림의 신성(新星) 신성무혼 백무결을 운좋게ㅋㅋㅋ 이기고 마교의 교주로서 군림하고 있는 아수라천마! 그리고 그의 하나뿐인 아들이자 천마신교의 소교주인 도유강.

아수라천마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껴 유학(儒學) 공부를 제대로 시키는 바람에, 도유강은 마교교주보다는 평화로운 해남도의 바닷가에서 유유자적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무서워서 말도 못 꺼내다가ㅋㅋㅋ 백무결과의 대결에서 주화입마를 입었던 아버지(교주)가 급사!

도유강은 다음 날 교주위를 물려받아야 했지만 그 날 밤, 장로 소면마군이 반란을 일으키고 아버지가 비밀리에 키운 심복 풍천에 의해 구명을 받고 마교를 탈출한다.


이왕 이렇게 된거, 마교 교주 위를 버리고 바닷가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도유강과 달리 풍천은 도유강에게 진정한 마교 교주의 길을 강요한다ㅋㅋㅋㅋ

아수라천마가 안배한 신성무혼의 기연 경로를 따라 도유강을 (강제로) 데리고 다니며 신성무혼이 배웠던 모든 무학을 배우게 하고, 진정한 마교의 교주로 군림시키고자 하는데!


마교교주가 되고 싶지 않은 주군 도유강과, 교주의 길을 강요하는 너무 강한 부하 풍천이 벌이는 사건사고가 중원에 몰아친다.




리뷰 


마감무림(촌부), 잠마검선(김현영)과 더불어 개그 무협의 삼두 마차인 전전긍긍 마교교주!!


김현영 작가님은 개그 무협 전문이다. 지금까지 쓴 소설 전부가 다 개그물ㅋㅋㅋ


만선문의 후예 이전 작품들은 구할 수 가 없어서 못 읽어 봤지만, 나머지는 다 찾아서 읽어 보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 취향은 잠마검선과 전전긍긍 마교교주!


마인정전도 요새 인기가 아주 많은데, 이전 작품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사실 전전긍긍과 잠마검선 식의 유머코드가 더 좋다ㅋㅋㅋ


잠마검선과 마인정전은 다음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전전긍긍 마교교주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겠다.


이 책의 제목은 정말 주제를 잘 표현해냈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마교 교주가 교주가 되고 싶지 않아서 전전긍긍하는 이야기거든ㅋㅋㅋㅋㅋ


그러나 아버지가 안배해놓은 비밀심복 풍천은 강해도 너무 강하다. 얼마나 강하냐면 중원에서 얘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ㅋㅋㅋㅋㅋ 강하기만 하면 다행인데, 성격이 정말 단순무식하기 까지 하다는 것이다. 다른 의미에서 아주 순결하다. 정신이...... ㅋㅋㅋㅋㅋㅋ


머릿속에 입력된 것은 단 하나! "아수라천마님의 아들 도유강을 강한 마교교주로 만들어 천하를 제패시킨다."


문제는 도유강이 교주가 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 평양감사 저 싫으면 그만이라지만 풍천에게는 통하지 않는다ㅋㅋㅋㅋㅋ 아수라천마에게서 교육권까지 받아낸 풍천은 도유강이 세번째 도주시도를 하자 머리를 박게 시키고 "나는 마교 교주다!! 나는 천하 무적이다!!"를 제창하게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유강은 도망도 반항도 할 수 없다. 풍천이 너무 무서워서 ㅋㅋㅋㅋㅋㅋ 가끔 풍천의 "교주님이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풍천이 주는 기합을 받으며 눈물을 삼킨다.ㅋㅋㅋㅋㅋ


풍천은 뻑하면 사람 모가지를 반대쪽으로 우드득 돌려놓는데 신기한게 그래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


도유강은 풍천에 의해 기연에 기연에 기연을 거듭한 신성무혼의 기연 발자취를 차례로 방문하며 무공을 익힌다. 그러나 과거 신성무혼의 일곱 똘마니였던 천위칠군과 그들의 공동전인 주양인이 예상치못한 적수로 등장한다. 공동전인도 신성무혼의 기연을 노리고 있거든 ㅋㅋㅋㅋ


기연을 따라 다니던 와중 단순무식한 풍천과 그의 부록 도유강은 중원을 휘젓고 다니며 온갖 사건사고를 달고 다니고 ㅋㅋㅋ 나중에는 천위칠군과 공동전인에게 기연을 새치기당해 할 수 없이 "최악의 마공"을 익힌 도유강이 소림에서 난동을 부리기까지 한다 ㅋㅋㅋㅋㅋ


아 진짜 더러워서 눈 뜨고 못봐주는 난동을 ㅋㅋㅋㅋㅋ 심지어 풍천마저도 "이런 식의 제패는 안돼... 아니야. 이런 식으로는 아니야!!!"를 외치며 도망을 간 도유강의 소림 제패ㅋㅋㅋㅋㅋㅋ

 결국 그 후유증으로 소림은 봉문을 선언한다.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토광하라!!!"의 치명적인 매력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기절하는 줄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도유강이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것도 ㅋㅋㅋㅋ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책의 후반부로 가면 도유강과 풍천을 죽이기 위해 쫓는 세력이 무림 전체가 된다. 정도무림, 마교인들(소면마군이 장악했기 때문에), 오마신, 유령곡의 살수, 천위칠군과 그의 공동전인 등등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토광하라의 치명적인 매력 앞에서는 모두 한낱 불나방에 불과할 뿐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도유강은 과연 마교교주가 되었을까요, 안 되었을까요~?


스포는 최대한 배제했으니 꼭 직접 읽어보시길 권함ㅋㅋㅋㅋㅋㅋ 꼭 읽어보세요 후회 안할 거임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분석해 본 개그 포인트


1. 상식을 깬 반전의 미학


여태껏 마교교주는 사악함, 혹은 압도적인 강함과 카리스마의 대명사였다. 그의 손짓 한 번에 전각이 무너지고 발 구름 한 번에 산이 무너진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마교교주(가 되어야만 하는ㅋㅋㅋ) 도유강은 은혼섬만을 익혀 무위가 별로 강하지 않다. 오히려 그의 부하인 풍천은 무위가 중원 제일로 주군인 도유강에게 "마교 교주의 올바른 길"을 설교하며 강요한다 ㅋㅋㅋㅋ

여기서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선입견이 깨어지며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또 도유강의 길을 안배한 아버지 아수라천마와, 그의 대항마였던 정도의 신성 신성무혼 백무결도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아주 많이 다르다 ㅋㅋㅋㅋ

책 1권을 펴면 신성무혼 백무결과 아수라천마의 대결 장면이 나오는데, 아수라천마는 겉으로는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지만 전음으로 나이도 한~참 어린 백무결에게 백형이라 부르며 살려달라고 하고 ㅋㅋㅋㅋㅋ 백무결은 최대한 멋있어 보여야 한다며 똥폼을 재다 최고의 절초를 쓰지 않는 바람에 아수라천마의 일장에 그냥 떡이 되어 죽어버리고 만다.


다른 조연 캐릭터에서도 반전의 개그를 찾아볼 수 있는데, 보통 얼굴이 아주 예쁜 여자가 나오면 007의 본드걸 같이 주연을 빛내주는 정인 역할을 하거나, 얼굴값 하게 차갑고 도도한 냉미녀의 성격일 거라고 예상을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나오는 예쁜 손약란은 녹림왕의 딸이며 어엿한 18채 중 한 산채의 채주다. 뿐만 아니라 입만 열면 쌍욕을 한다 ㅋㅋㅋㅋㅋ




<인용> 1권 77쪽


여채주가 검지로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살짝 넘겼다. 정녕 인간의 몸짓이 아니었다.

그녀가 말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쟁반 위에 옥이 구르는 듯한 목소리였다.

도유강은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속으로 '당신이 더 아름답다오'라고 화답했다.

여채주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두분은 어디서 오신 씨발 놈들이신가요?"

도유강이 입을 쩍 벌렸다.

와장창!

꽃 환상이 산산이 부서졌다.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 버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진공 상태가 된 것도 같았다.

그녀는!

산적 두목이었다!





이렇게 ㅋㅋㅋㅋㅋㅋ 손약란은 전전긍긍 마교교주 전체에 있어 감초같은 역할을 하는데, 얘도 정상인이 아니다. 다들 자타가 공인하는 미친년이다 ㅋㅋㅋㅋㅋ


혈편복도 청수하고 부드러운 중년의 문사같이 생겨서..... 추환만 뒤집어 쓰면 "캬캬캬캬"거리면서 박쥐같이 뛰어다니고... 또르륵.... 생긴 것만 보고 낚여서 희망을 갖는 소수의 정상인 캐릭터들이 너무 불쌍했다 ㅋㅋㅋㅋㅋ




2. 정상인 vs 단순무식 또라이 캐릭터의 대조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가 또라이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ㅋㅋㅋㅋㅋㅋ

물론 정상인은 당연히 주인공인 도유강이다. 마교 소교주 주제에 매일 유학 경전을 읽고, 예의지신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얘도 좀 비정상적이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에 비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일반인이다.ㅋㅋㅋㅋ


그러나 문제는 바로 옆에 단순무식의 대명사 풍천이라는 희대의 또라이가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얼굴은 예쁜데 입에 쌍욕을 달고 다니는 손약란, 멀쩡하게 생겼는데 추환만 쓰면 희대의 마인이 되는 혈편복까지 ㅋㅋㅋㅋㅋ 주변에 정상인이 없다. 정상인이 있어도 이 세 명의 또라이에 눌려 바닥을 긴다 ㅋㅋㅋㅋㅋㅋ


이 또라이들이 한 점 부끄럼 없이 주변을 활보하고 다니면서 수많은 정상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데 바로 여기가 개그 포인트다. 또라이들의 억지를 받아줘야만 하는 (힘없는) 정상인들의 비애 ㅋㅋㅋㅋㅋㅋㅋ



3. 창의적인 무공


도유강이 걷는 '신성무혼 기연의 발자취'도 독특하다. 익히는 무공이 깨알같은데 지주신공이라 하여 거미의 빠른 움직임을 본따 만든 최고의 경공술이 있다. 문제는 경공술을 펼치는 모습이 너무 추접스럽다는 거 ㅋㅋㅋㅋㅋ 본인만 모르지 남들은 다 병신같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또 내단을 취하기 위해 빙망이라는 뱀을 죽여 배를 갈라야 하는데, 문제는 빙망이 너무 귀여워서 도저히 죽일 수가 없다는 것도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 "너를 죽여 내단을 취하겠다!! 죽여버리겠어!!!!"라고 처절히 외치면서 손으로는 빙망을 열심히 쓰다듬고 있는 도유강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최고는 '사상 최악의 마공'인 마야환신공이지. 내가 앞으로 읽을 그 어떤 무협의 무공도 이걸 이길 수는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 ㅋㅋㅋㅋㅋ "토광하라!!!"를 외치게 한 바로 그 무공이다. 심지어 이 마공의 창시자는 소림의 대사였다 ㅋㅋㅋㅋㅋ 참회동에 갇힌 주제에 하라는 참회는 안하고 이런 마공이나 만들어내고 그런 주제에 자애로운 성승인 척 한다ㅋㅋㅋㅋ

이 무공에 대해서는 미리 말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꼭!!!!ㅋㅋㅋㅋ





일단 이 정도로 개그 포인트를 생각해봤는데 더 있으려나...... 어쨌든 전전긍긍 마교교주는 최고의 개그무협이다. 무협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전전긍긍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다음 번에는 같은 작가의 작품인 잠마검선과, 촌부 작가의 마감무림에 대해 리뷰를 써봐야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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