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컨트롤 비트 디스 대란에 이어, 케이블 음악 방송 엠넷의 쇼미더머니를 비롯한 힙합 관련 방송으로 대중들의 힙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쇼미더 머니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널리 참가신청을 받아 진행되었지만, 상위 단계로 방송이 진행될수록 그렇지 않아도 수가 적었던 여성 래퍼는 모두 탈락하고 남성 래퍼들의 남성미 넘치는 무대로 진행이 되어 사람들의 아쉬움을 샀다.


소위 핫한 래퍼들의 이름을 대보라 했을 때 남성 래퍼는 끊이지 않고 줄줄 외울수도 있지만, 여성 래퍼를 말해보라 하면 아무래도 대중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러한 힙합씬 여성 래퍼에 대한 대중의 아쉬움을 타겟으로 잡은 여성 래퍼들의 트랙을 따내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Unpretty Rapstar 언프리티 랩스타가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엠넷에서 방송되며 적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출연진도 아이돌 AOA의 리더인 지민, 티머니로 키운 경기도의 딸 키썸, 업타운의 객원 멤버이자 10년이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제시,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린 치타, 졸리브이, 육지담,  한 때 내퍼이자 이비아로 활동했던 타이미, 독특한 플로우로 이름을 알렸던 릴샴 등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물론 릴샴은 중도에 탈락되어 미스에스의 제이스로 멤버가 교체되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매회 트랙을 따내기 위한 이 쟁쟁한 래퍼들의 경쟁도 큰 볼거리지만, 아무래도 컨트롤 비트 디스 대란 때 서로 디스를 해서 유명해진 타이미 vs 졸리브이의 구도도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사실이다. 제작진 측에서도 계속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그 때마다 증폭되는 갈등에 저 둘이 디스를 통해 서로 할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묘한 기대와 흥분감이 시청자를 고조시켰다.


마침내 디스 미션에서 둘이 진검승부를 펼칠 기회가 주어졌지만, 타이미가 제이스와의 대결을 선택함으로써 대결은 불발되고 말았다. 그러나 어제 (3월 5일 방송분) MC메타가 둘 사이에 아직 할 말이 남지 않았냐며 래퍼답게 랩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갈등을 풀라며, 속된 말로 멍석을 깔았고 졸리브이는 찬성했다. 하지만 타이미는 엮이고 싶지도 않다며 감정이 매우 동요된 모습을 보이다, 결국 스테이지 뒤로 빠져서 인터뷰를 할 때 욕을 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둘 사이 대결의 두번째 기회가 그렇게 또 불발되나 했을 때, 다음 녹화에서 타이미는 네 소원 들어준다며 밤새 써온 가사로 졸리브이와의 맞디스를 펼쳤다.



서론이 상당이 길어졌는데,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입장에서 둘 사이의 갈등과 논란에 대한 사견을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힙합을 잘 듣지 않는 대중들과 페이스북등의 SNS 사이에서 졸리브이가 일방적으로 가만히 있는 타이미를 공격한 나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내 나름의 논점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둘 사이의 디스 논란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우선 힙합 정신과 힙합씬 특유의 '디스' 문화, 즉 디스 리스펙트, 그리고 힙합씬의 리스펙트 정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1. 힙합 정신?



우선 '힙합'이라는 장르를 정의하기 위해, 네이버 캐스트를 인용한다.


"랩은 요컨대, 흑인들이 민속음악, 블루스, 재즈, 펑키 등의 리듬에 자신들의 생각을 담아 말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랩은 여러 음악들을 오리고 붙이고 섞는 즉흥과 조합의 예술인 디제잉/턴테이블리즘과 함께 힙합 음악의 기초가 된다.


랩과 디제잉은 당시 제작 환경이 여의치 않았던 흑인들이 찾아낸 음악적 자구책이었다. 힙합 음악은 연주와 노래로 대변되는 팝 음악의 전통적인 창작 방식과 다르게 기존 음악에서 특정 부분을 인용해 재배열하고, 말의 억양과 음률을 살리는 방식을 새롭게 제시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40&contents_id=74349)


힙합은 소외되어 있던 흑인과 스페인계 이주민 출신의 젊은이들이, 말에 운율을 담아 자유롭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즐긴 것에서 비롯된 장르다.


경력이 일천하든 10년이 됐든, 돈이 많든 적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마이크를 잡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힙합 정신이다. 멜로디의 느낌에 따라 가사를 써내려야 하기 때문에 전하는 메시지에 제약이 있는 다른 장르에 비해, 힙합은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었고 즐기는 마니아 층이 (당시) 소외계층이었다는 특성 상 사회비판적인 메시지와 비속어가 가사에 거리낌없이 섞여나오며 힙합의 저변을 넓혔다.


전쟁에서 군인이 총을 잡듯 힙합계에서는 마이크가 곧 뮤지션의 무기요, 마이크를 든 래퍼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랩을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기에 음악계의 상하 위계질서, 빈부 격차, 교육 격차, 나이가 많고 적고, 경력이 많든 적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유롭게 마이크를 잡고 랩을 하며 기존 힙합씬이나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기도 하고, 기성 래퍼들을 디스하며 '왜 내가 하는 말이 옳고 왜 내가 최고인지' 그 근거를 랩을 통해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힙합씬 래퍼의 힙합 정신이다.


이러한 기성 세대와 기성 뮤지션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반발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힙합씬 특유의 디스리스펙트, 즉 디스 문화이다.




2. 디스리스펙트(disrespect), 디스 문화



힙합에서 디스란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에서 유래한 말이다. 상대방을 비방하는 내용의 랩을 말한다. 힙합의 하위문화로 상대의 단점과 가치관 중에서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것을 랩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힙합 정신에 근거한 디스다.


대중들에게는 작년 스윙스(swings)로부터 발발된 '컨트롤 비트 대란'이 힙합계 디스리스펙트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예시가 될 것이다. 각종 쟁쟁한 기성 래퍼와 신예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마이크를 잡고 서로간 쌓인 앙금을 디스를 통해 비판하기도 하고, 자신의 음악성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문화는 다른 음악 장르에는 존재하지 않는, 힙합씬 특유의 문화로서 저열한 인신공격이나 양아치 같은 말싸움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물론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힙합의 중흥을 이끌었던 투팍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사이의 디스전이 갱단까지 동원된 총격 사망사건으로 번지며 불미스럽게 막을 내리기도 했지만, 이러한 부정적 사건 하나가 본래 그 문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장점을 훼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문화라도 사람이 주축이 되는 이상 부작용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러한 부정적 일면만으로 그 문화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그렇다면 서로를 비판하는 날선 디스 문화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양아치같은 저열한 인신공격과 디스 문화를 구분해주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3. 리스펙트 정신



그건 바로 Respect 정신이다. Disrespect에서 respect를 찾는 것이 모순이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힙합씬의 디스리스펙트와, 리스펙트 정신은 엄연히 별개의 것이다.


사실 리스펙트 정신은 힙합씬뿐만 아니라 스포츠나 다른 사회의 일면에서도 널리 적용되는 말이다. 리스펙트란 간단하다.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힙합에서 디스리스펙트를 통해 상대의 가치관과 음악성을 비판하더라도, 그 저변에는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존중 정신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한다.


사회에 대한 비판과 상호 비판 등 표현이 자유로운 힙합 장르의 특성 상, 힙합계에서 MC라 자처하는 이들은 언제든 나의 음악이 디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도 누군가를 디스하고 또 디스를 당하면서, 나의 음악 세계를 발전시키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스가 인신공격으로 번지는 순간부터 그것은 힙합의 리스펙트 정신이라 볼 수 없다.


자유로운 힙합 세계에서 뭐가 리스펙트고 뭐가 리스펙트가 아닌지 딱 잘라 선을 긋기는 매우 어렵고, 주관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상식이 통용되는 한에서 상대의 가치관이나 음악성, 무례한 행동 등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며 나의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비난, 특히 인신공격을 퍼붓는 경우에는 리스펙트가 결여되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반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서로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가져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은데, '당신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내가 그것을 싫어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지 않고 그저 '너는 마음에 안 들어'라는 식으로 인신공격만을 퍼붓는다면 그 사람은 상대할 가치도 없는 양아치로 평가받을 것이다.


힙합의 기본적인 리스펙트 정신도 바로 그와 같다.


비판에는 근거를, 비판은 하되 인격은 존중할 것.


바로 이것이 양아치 진흙탕싸움과 힙합씬의 디스 문화를 구별하는 리스펙트 정신이다.




Then, 타이미 vs 졸리브이?



그렇다면 컨트롤 비트 대란 때부터 쇼미더머니, 오늘날 언프리티 랩스타까지 이어져 온 두 뮤지션 간의 갈등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와, 힙합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이비아가 힘들 때 졸리브이가 이비아를 저격해서 감정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대한 사견을 적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타이미의 대응이 힙합정신에 위배되고 리스펙트 정신 역시 결여된 감정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아래 글을 통해 내가 타이미를 비판하는 근거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1. 졸리브이가 먼저 가만히 있는 이비아를 공격했다?



컨트롤 비트 대란 당시, 타이미(이비아)는 먼저 힙합씬의 여성 MC들을 광역 도발(소위 어그로라고 칭하는)하며 디스전에 뛰어들 것을 종용했다.


이 동영상은 타이미가 발표했던 디스곡이다.





아래글은 타이미의 컨트롤 당시 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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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 scene은 지금 쫌 많이 hot해
moon swings 덕분에 너도나도 다 fuck. hell.
황정민 잘들었는데 첫번째 곡은 글쎄
헐떡대는건 여전해 but 너의 시도는 respect
하고 싶은말 씨발 존나 많은데
어떤새끼들은 디스한걸로 고소해 fuck that
경찰에 꼰질러?
힙합이 언제부터
눈치보면서 싸움하는 찌질이 싸움터
그래놓고 peace one love?
좆까는 소리 뻔뻔해
몇몇애들은 지들이 더 신나 떠벌대
뭣모르는 새끼들 다 먹어라 fuck ya
이건 그냥 game이고 축제라니까 덤벼
이자릴 빌어 사과랑 충고 하나만할게
난 이 씬을 떠났던 이단아
매니아들의 왕따
내게 죄가있다면 사람을 믿었던게 죄야
니들이 모르는 이 바닥 씨발 존나 드럽단다
무엇보다 내 음악과 나의 fan들에게 미안해
난 지키지 못했지
이제서야 returnback

다 돌려놓을 테니까 모두 바짝 긴장해
지금부터가 진짜니까 나를 놓치면 안돼
back i'm back
내가 돌아온이상
이 scene에 사기치던 새끼들은 모두다 비상
순수한 마음따윈 이용당하기 쉽상
음악과 열정들을 헐값에 파는 시장
제발 잘지켜 너의 손가락과 도장
니 인생이 걸린 계약서 만만히 보지마
그리고 아무도 믿지마
여긴 인간 쓰레기장
돈 되는 애들한테 존나 잘해주는척 씨발
12년째 이 바닥 굴러먹다가 보니까
제일 많이 듣게 되는건 뒷담 그리고 거짓말
후배들아 선배들 믿지 마 훅 간다
나만 따르면 된다 카다가 다 후려 간다
너를 지키는건 너뿐이야 아무도 대신 못 한다
지금 필요한건 반란 몸 사리지 말고 나와
겁쟁이 년놈들 씨발 지금 다 나와

i'm not a king
but i'm a queen

yeah
또 다른 style 로 보여줄게
쫌 많은 목소릴 가지면 어때
이건 예상 못한 punch
새로운 목소릴 내는건 언제나 내가 첫번째
넌 내가 터놓은 길을 뒤따르는 애벌레
욕해도 되 입걸레
난 욕들으면 존나 설레
이 존만한것들은 귀엽게 참 겁이 없네
my fucking haters 잘들어
니들이 까는거 간지러
니네 손가락 몇억개로도 절대로 내입 못막어
내 똘끼는 못말려
이상태로 좆 달렸음
벌써 몇십마리 골로 보내고도 쫌 남았으
i'm a jungler queen like an evelyn
니가 찌끄린 똥 치우니 적 뒷통수를 치네
씬에 똥 좀 적당히 싸
냄새 나니까
너땜에 코를 쳐막은 사람 왜이렇게 많을까
힙합 안에서 존나게 정의로운척
문화를 생각하는 척 하면서 꿈을 훔쳐
사기친 년놈들 씨발 지금 다 나와
i'm not a king
but i'm a queen 다 fuck you bitch

여기 니 이름 없으니까 쫄지마 이 씨발년아
찔리는 것들 알아서 좆잡고 반성해 씨발년아
니 팬클럽에서 내 뒷담화 까지마 니미 씨발년아
게임하다가 똥 싸지마 이 씨발년들
내가 디스할때랑 갱갈때는 호응해 이씨발년들아
힙합 더럽히지마 씨벌련들아
잘 모르면 기사 쓰지마 씨벌련들아
이건 게임이라니까 씨발
욕도 좆도 못하면서 디스하지마 이 씨발년아
돈 띠어먹지마 이 개새끼들아
사기치지마 이 씹새끼들아
디스 존나 재밌네 씨발
이 재밌는걸 왜 안해 ? 여자엠씨들 다 잠수타고 뭐해 씨발 자냐?

그리고 디스한새끼들 나중에 서로 사과하고 악수하고
이딴거 하지마 이 씨발
진실따위 관심없어 우리 식구 까지마 씨발
이 존만한 좆같은 개 새끼들아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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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에서 보면 욕은 둘째치고, 애초에 디스 존나 재밌다면서 여자 MC들 다 잠수타고 뭐해 씨발 자냐고 먼저 도발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컨트롤 디스 대란이 남성 MC들 위주로 진행이 되었고, 타이미는 여성 MC들의 디스전 참가를 촉구하며 먼저 광역 디스를 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타이미는 트위터에서 상호 디스에 대한 긍정적인 견지를 드러내며 썩어있는 한국힙합에 대해 일침을 놓자고 참여를 촉구하고 있었다. 본인 스스로도 상호 디스를 환영하고 있던 것.


이에 졸리브이는 Bad Bitches 라는 곡으로 타이미를 디스하며 타이미의 도발에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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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produced by SouLime
lyrics by Jolly V
Artwork by LSA

Jolly V - Bad Bitches


입이라고 뱉어봐 씨발 그게 랩인가
누가 시키면 하는 게 힙합인가
입에 바나나 하얀 속살 오빠
여자 에미넴, 여자 아웃사이더 아직도 몰라
메가폰 가슴 and she said to shake it
그리고 물어봤지 오빠 may i do it?
What the fuck wheres ur gut
멋도 없고 볼 것도 없던 엿같던 stuff
타이미 힙합 사이비
랩덩어리 파는 사기꾼 힙합이라는 ID
내려놔
니 영혼 팔아 파는 음악
힙합은 영혼 담아 하는 음악
두 손가락 올리고 외쳐 Vs up
잠들어 있던 MC 일어났어 비켜
Bad bitches 너처럼 난 안해
Bad bitches 나 그대로 난 잘해

So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TYMEE who else should be here

Lauryn Hill, Eve, Tasha T, Nicki Minaj
본 건 많아도 절대 그 느낌이 안나지
힙합이란 이름 옆에 어울리는 MC
생각해봐 지금 여자들 중 몇인지
Ive seen all of them comes and goes
왔다갔다하던 애들 like motel hoes
그 다음 없는 만남같아
one night stand 널 위해 잡은 pen과 mic야
좆도 없는 년들 아무 말도 못하지
내가 남자면 이미 따먹고도 남았지
난 아니야 "여자래퍼" just a rapper
I capture my soul and put it into scripture
여자 누구, 제2의 누구라는 bitches
힙합 dont need a fucking bitch like you
Its a bitch itself and im the only one to fuck it
Damn Good.

So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Bad Bitches Bad Bitches

AMRT ur pussy crew
보여준 건 니 육덕진 바디뿐
홍등가에 언니들 좀 봐 dejavu
그래도 언니들은 밥값은 해낸다구
내세운 건 많아보여 여자 crew, young, new
근데 거기까지더라 수준도 영유아틱해
Fuck ur artistry
한 때 뿐인 사랑 그래 철 지났지
거기서 티가나 넌 그저 니가 다
갖고 싶을뿐이잖아 딸이나 칠 오빠
Yo Spread your message
힙합의 기본
so get ur own message
미안해 니 몸
으로는 가려지지 않아
바닥난 깊이
음악보다는 여자란
타이틀에 심취
Bad Bitches 너처럼 난 안해
Bad Bitches 나 그대로 난 잘해

So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Ye im talkin to you bad bitches
TYMEE kittib who else should b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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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아로 활동했던 타이미는 "오빠 나 해도 돼?" "Shake it" 등 선정적인 19금 컨셉으로 섹시, 여성의 성을 강조하며 당시 힙합씬에서 많은 매니아와 기성 MC들에게 '사이비 힙합'이라는 비판을 샀다.

 

힙합 MC들은 나는 오버에서 아이돌처럼 큰 돈을 벌지는 못해도,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힙합으로서 전한다는 힙합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힙부심, 언더부심이라며 비웃는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MC 내퍼로 활동하며 스스로가 힙합 MC라고 자처하던 이비아에게, 기존의 힙합씬 뮤지션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비아는 그들에게 일종의 변절자였을테니까. 돈 벌고 뜨기 위해 19금 컨셉으로 여성성을 강조하고 야한 화보를 찍으며 19금 가사로 랩하는 그녀가, 그들이 비판하던 섹시컨셉 아이돌과 무엇이 달랐겠는가?

 

대중에게 이비아는 래퍼였을지 몰라도, 힙합을 한다 자부하는 뮤지션들과 매니아 사이에서 이비아는 메이저에서 성공하기 위해 힙합 뮤지션의 자존심을 저버린, '사이비 힙합인'이었다. 소속사의 이미지 메이킹, 컨셉 메이킹이 어찌되었든 이비아 스스로 원해서 활동을 했으니까.


 


 






화보에서도 볼 수 있듯 당시 소속사는 이비아의 이미지를 소녀 + 19금 컨셉으로 잡고 홍보했으며 공중파 무대에도 출연하는 듯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었다. 또 속사포 같은 랩으로 여자 아웃사이더, 여자 에미넴이라는 타이틀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졸리브이는 이러한 이비아의 음악성과 이미지를 정면으로 공격하며 네가 그러고도 힙합 여성 MC냐 디스했다. 이비아의 노골적인 19금 가사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 이미지를 팔아 음악을 하면서, 너가 과연 힙합퍼라고 자부할 수 있느냐 비판이었다.





2. 졸리브이가 타이미의 아픈 과거인 이비아 시절을 건드린 것은 잘못이다?



타이미는 이비아로 활동할 당시의 소속사와 갈등을 빚으며 법정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도 이비아 당시 소속사 사장이었던 김디지와 좋지 않은 사이며, 타이미가 이비아 시절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타이미가 이비아 시절을 아픈 과거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비판의 성역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이미가 먼저 광역 도발을 해서 졸리브이의 도전(디스)을 받았다는 사실은 차치해두고서라도, 어찌되었든 타이미는 이비아로 활동하며 음반을 냈으며 대중에 이비아로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란 그 사람의 페르소나와 같으며, 본인의 본래 성격이 어떻고 인성이 어떻든 그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이미지로 광고를 따내고 작품을 하며 인지도를 만든다.


뮤지션도 마찬가지다. 뮤지션은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그 뮤지션의 인성이 실제로는 어떻든, 그 사람이 만든 음악이 곧 뮤지션을 대변하며 본인이 활동하며 만든 이미지가 뮤지션의 얼굴인 것이다.


이비아라고 다를까? 소속사가 타이미 머리에 총을 들이대며 이비아로 활동하지 않으면 넌 죽는다고 윽박지른 것이 아닌 이상, 성인이고 사회인으로서 타이미는 스스로 이비아로 활동하는 선택을 했다. 대중에게 자신이 지금의 인지도를 쌓은 것은 결국 이비아로서였고, 이비아로 낸 음반이 타이미의 음악 세계 일면을 대변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타이미가 힙합씬에서 MC라 자처하는 이상, 자신의 이비아로서의 과거는 본인의 음악세계를 드러내는 일면이며 본인이 안고가야 하는 이미지인 것이다.


소속사와의 갈등이 어쨌든 그것은 냉정하게 말해서 프로 사이의 내부 사정인 것이고, 음악성에 대해 디스를 던지는 사람이 그러한 구구절절한 내부 사정까지 헤아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


자신의 과거가 부끄럽고 아프다고 해서, 음악으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프로 힙합 뮤지션인 이상 그 과거를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공격이 부당하다면 프로 래퍼답게 역시 랩으로 승부하면 되는 일이다. 그 과거와 비판받는 음악성은 어찌 되었든 본인 스스로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힙합씬에서 프로 MC들끼리 음악성에 대해 디스를 한 것은 잘못이라 볼 수 없으며, (타이미 스스로도 리미, 스윙스, 여성 MC들을 먼저 디스했음) 타이미는 메이저로 인지도를 얻고자 스스로 이비아로 활동하는 데에 동의를 했고, 타이미가 먼저 여자 MC들 다 자냐고 광역도발을 했다는 점에서 졸리브이가 가만히 있는 타이미를 먼저 공격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3. 타이미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디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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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 Lil Kim - Black Friday (Nicky Minaj Diss)
Mixed by/ 용pd

To. Piggy.V

일단 하고싶은 말 첫마디
fuck you
넌 그냥 나 팔아 떠보고싶은 꼬추
i have a lot of album's
but, what about you?
넌 not my class 그게 바로 아마츄어
내가 10년전에 쓴가사를 니가 써놨지
'i'm not a woman MC i'm a just MC'
그땐 그게 좀 간지나 보였드랬지
No. 그건 바로 무기를 버리는 병신
banana? 넌 real 본적없겠지 입 닫어
남자 바지 근처도 못갔음 말을 말어
뭐 재밌으면 됐지 그걸로 나를 bitch래
wow 선비힙합
힙부심 좆까라
soul 팔아 파는 음악이라며
잘아네
니껀 안팔리는 음악이 맞어
뭐래더라
Vs up?
도대체 안보이는 vision
넌 살빼는 노력이라도 하고와 이 돼지야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안하는게 아니라
you can't do it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열등감에 bitch를 질투하는 뚱땡이

얼굴 안본다지만 래퍼이기 전에
너도 여자라니까
자기관리좀해
음악을 만들었음 니 음악을 위해 손에
줄넘기라도 좀 쥐고 뛰어봐
그 몸매로 찍은 땀냄새 가득한 music video
흑백 돼지년이 흔드는 에어로빅 video
yeah ok. i was shake it, too.
내껀 졸라 꼴리니 해외에도 나갔구
니 돼지 친구들과의 트레이닝바람 소풍은
뮤비라고 말하기도 좀 좆같더라구
덤비라 그랬던게 벌써 세달 지났어
아 뒷북 퀸이었네 그건 미처 몰랐어
잠들어있던 MC 그래.. 잘잤어?
그땐 트윗질하더니 이제야 일어났어?
두손가락 올리고 외치라고 Vs up?
쌍 fuck you 이게 내 답장이야 됐어?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안하는게 아니라
you can't do it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열등감에 bitch를 질투하는 사각턱

내가 랩 덩어리면
넌 살 덩어리
넌 이제 갓 발들인 힙합 언저리
입으로 하는 힙합 그걸 누가 못하니
넌 못느끼는 깊이에
i steel keep it real
난 재미로 냈던 앨범도 대박을 찍지
넌 칼을 갈고낸 음원이 겨우 DISS질
니 공연 보러 갔던 후배들이 다 비웃지
"라이브 존나 못하던데요?"
그냥 랩을 먹었지
언니가 좀 만만해보였나본데
알아보니까 24 먹었나보네
아줌만줄 알았지 얼굴보고 놀랬어

다섯살 어린년이 아는척은 꼴에
어서와. 디스는 처음이지?
그래 나도 알아 내 버프가 좀 쩔지
넌 랩에서만 쎈척하니까 역겹네
남자한테 매달려 질질짜던건 언제고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안하는게 아니라
you can't do it
you can't be a bitch
you can't do it
넌 열등감에 bitch를 질투하는 아줌마

앞뒤 꽉 막힌 조선시대 아가야
랩할땐 눈가리고 귀여운척 하는거 아냐
이 언니가 짬내서 놀아줬으니깐 말야
쎈척하지말고 니 가던길이나 가라
일단 그래 뭐 다른건 됐고
니 level 좀 올리고
앨범이라도 내
겨우 믹스테잎
EP로 뭘 바래?
감히 좆도 없는 년이 상대해주길 바래?
듣고있는애 들 솔직히 딱 말해
Jolly V가 벌리면 먹고싶은지
왜?
나같은 년을 건드려서 무덤파는데
니 발음, 톤, 쌍판, 몸 전부다 wack
우리집 cookie 가 너보다 예쁜데
우리 옆집 개가 너보다 쌔끈해
니 visual과 열등감 솔직히 말해
you can't be a sexy hoe
그게 니 한계

fuck jolly.v
니 쌍판이 코미디
여자축에도 못끼네
니몸뚱이 코끼리

fuck jolly.v
니 쌍판이 코미디
여자축에도 못끼네
니몸뚱이 코끼리


bitch도 못생긴년은 못해
너같은건 평생 구경도 못해 모텔
니가뱉어낸건 disrespect도 못돼
애들 까던거 또 까서 배끼고 만족해?
'입이라고 뱉어봐 씨발 그게 랩인가'
 씨발 이게 랩이다
웅얼 거리지말고 뱃심이라도 넣어봐
니 랩엔 없어 에너지랑 깊이 염병아

from. your bitch
fuck you 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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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이미의 이 맞디스랩을 듣고 나서, 대체 왜 사람들이 타이미를 피해자라고 생각하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졸리브이의 디스랩은 이비아의 선정적 컨셉과 여성의 성을 강조한 음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타이미의 디스랩은?


온통 외모 비하와 인신공격 뿐이다. 졸리브이가 살집이 있든 얼굴이 못생겼든 어떻든, 그게 대체 음악성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가장 어이없던 말이 졸리브이의 경력이 뭐가 없어서 타이미가 외모로 디스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졸리브이의 인지도와 경력이 일천했다면, 차라리 네 발성이 구리고 너가 랩을 못한다, 너는 앨범이나 제대로 낸 적 있냐, 네가 음악에 대해 뭘 아냐, 앨범도 제대로 없는 게 뮤지션이라고 감히 나를 까느냐


이렇게 디스를 했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졸리브이의 음악성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는 디스랩이었다면 다소의 쌍욕이 섞여 들어갔더라도 이해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비아는 너 같이 못생기고 뚱뚱한 년이 모텔 구경은 해보겠냐, 넌 여자축에는 못끼는 코끼리 같은 몸뚱아리다 라는 등의 가사로 졸리브이의 음악세계와는 하등 관련 없는 인신공격만을 일삼았을 뿐이다. 오히려 졸리브이보다는 타이미가 더 성희롱과 모욕으로 상대를 조롱했다.


타이미의 졸리브이에 대한 디스랩에는 리스펙트 정신을 찾아볼 수 없으며, 비판에 대한 근거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넌 못생겼고 살찐 돼지며 나를 질투하는 년일 뿐이다 라는 인신공격 뿐.


이 디스랩을 보고서도 졸리브이가 무작정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MC 사이의 디스를 오늘날의 진흙탕 감정싸움으로 끌고온 것은 과연 둘 중 누구일까?

 




4. 디스는 디스, 그러나 타이미의 이어지는 감정의 앙금



타이미는 맞디스랩을 통해 어찌되었든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토해냈다. 비록 그 내용이 인신공격에 가까운 외모비하에 쌍욕이 섞인 것이었을지라도, 타이미는 졸리브이에 대한 감정을 랩을 통해 전달했다. 서로 한 방씩 주고 받았다는 뜻이다.


사실 힙합씬의 디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들이대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디스리스펙트는 힙합씬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힙합계 특유의 문화이며, 때문에 힙합씬에서 프로 MC라 자처하는 뮤지션들은 언제든지 디스를 당할 각오도, 그에 대응할 준비도 되어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콜로세움 검투장과 같은 저열한 문화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 검투장에서 칼을 든 대신 MC들은 그들의 재치있는 가사와 비트를 탄 음악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디스리스펙트는 힙합씬에서 서로의 음악에 대한 교류의 한 부분이자 뮤지션으로서 가장 프로다운 대결의 장이다.


어찌 되었든, 이후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둘이 출연하며 제작진이 경쟁구도로 둘을 몰고 갔을 때, 타이미와 졸리브이의 태도는 매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졸리브이는 내심이 어떻든 타이미의 존재에 대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 반면, 타이미는 엮이기도 싫다며 감정적인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디스에 대한 서로의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졸리브이는 마치 공과 사를 구별하듯 '디스는 디스일 뿐, 사람 대 사람으로스는 또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타이미는 맨 처음 컨트롤 비트 대란 때 발표한 곡의 가사 "그리고 디스한새끼들 나중에 서로 사과하고 악수하고 이딴거 하지마 이 씨발" 에서와 같이, 디스를 주고 받은 사이끼리 만나서 친한 척하는 것을 싫어했을 수도 있다.


가치관이야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충분히 이해 가능하지만, 제작진과의 인터뷰나 때때로 졸리브이의 면전에서 너는 나에게 숟가락을 얹어놨을 뿐이고 너와 엮이고 싶지도 않다며 내내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프로답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본인이 디스를 당하는 것이 불쾌했다면, 본인 스스로부터가 먼저 디스를 하면 안 되었던 것 아닌가?


타이미는 내퍼 시절 스윙스에게도 디스곡을 보낸 적이 있다. 타이미의 말대로라면 이것 역시 스윙스에게 숟가락을 얹은 것이 아닌가? 당시 스윙스는 쇼미더머니 출연 전이라 메이저에서 큰 인지도는 없었으나, 언더 힙합씬에서 슈퍼루키로 주목을 받고 있었고 실력이 있다고 인정을 받고 있던 때였다. 그에 비해 내퍼는 사실 이비아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매우 적은 여성 MC 중 하나로 알려져있었을 뿐이다. 스윙스와의 인지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는 말이다.


 또 컨트롤 대란 때 먼저 리미를 비롯, 여자 엠씨들 씨발 다 자냐고 광역 디스를 하며 디스 참여를 촉구한 전적이 있다. 본인이 먼저 디스의 포문을 열었다면 자신 스스로도 디스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본인의 흑역사에 대해 디스를 당했다고 해서 인신공격에 가까운 맞디스랩을 발표해놓고, 마치 자기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양 여태껏 감정의 찌꺼기가 그득한 갈등을 고조시키는 모습은 마치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졸리브이와 본인은 분명 한 방씩 주고 받은 사이인데도.



 

 

+) 덧붙여서, 타이미의 ContLoL에 보면

"어떤새끼들은 디스한걸로 고소해 fuck that
경찰에 꼰질러?
힙합이 언제부터
눈치보면서 싸움하는 찌질이 싸움터"

 

라는 가사가 있다.

 

내가 알기로 힙합씬에서 디스곡으로 고소를 진행한 건 리미인데, 힙합플레이야의 아마추어 유저 '조패'가 리미를 디스한 자작곡을 올린 적이 있다. 리미의 랩실력, 외모에 대한 비난 뿐 아니라 리미가 Still PM 등의 동료 뮤지션들과 무분별하게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결국 리미가 조패를 고소한 사건이었다.

 

이 당시 힙합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냐는 것으로 큰 토론이 있었지만 넘어가고, 만약 타이미의 저 가사가 리미를 겨냥한 것이 맞다면 지금 타이미가 보이는 행보는 자신이 썼던 가사와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지적하고 싶다.

 

리미는 졸리브이가 Bad Bitches에서 '홍등가의 언니들' '내가 남자면 이미 따먹고도 남았지'라고 디스한 가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성적 내용이 담긴 디스를 받았다.

 

그러나 힙합이 언제부터 법의 눈치를 보고 하는 싸움이냐, 랩은 랩으로 받아야지 라는 태도로 말한 것치고는, 타이미는 졸리브이가 이비아 시절 19금 컨셉의 이미지와 여성성만을 강조한 애티튜드를 비판한 디스곡에 대한 앙금을 두고두고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적인 드립으로 가득한 디스곡을 고소한 리미를 비판했다면, 이비아의 19금 소녀 이미지를 비판한 졸리브이를 두고두고 비판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졸리브이가 타이미의 '아픈 과거'를 건드린 것이 도를 지나친 행태라면, 타이미 역시 ContLoL로 리미의 아픈 과거를 먼저 건드린 셈이다. 애초에 힙합씬의 디스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는 프레임 자체가 말이 되지 않지만, 그런 프레임 구도로 본다면 타이미 역시 리미에게는 가해자나 마찬가지다.


타이미가 리미처럼 졸리브이를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타이미도 이어 맞디스곡 From your bitch를 발표해서 졸리브이 못지않은, 어찌보면 더한 외모비하와 인신공격으로 대응했다. 그랬다면 둘은 서로 한 번씩 주고 받은 셈인데 타이미는 그 이후에도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졸리브이를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뭐 개인적인 감정이 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하지만, 졸리브이가 '디스는 디스일 뿐 힙합 안에서 일어난 일일 뿐이다'라고 못박으며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에 비해, 인터뷰로 졸리브이를 열띠게 비판하며 언론의 관심을 둘의 대립구도로 돌린 것은 타이미라는 말이다.

 

뒤에서도 얘기했지만, 졸리브이는 쇼미더머니3나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타이미에게 '디스를 하자며 들이댄 적'이 없다. 디스 배틀 미션이나 MC 메타, 산이가 깔아준 디스의 무대에서 발을 빼지 않았지, 타이미와 붙어보자고 엉긴 적은 없었다.

 

타이미는 졸리브이를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 치고 제이스와의 디스 배틀 미션에서 누가봐도 졸리브이를 향한 디스랩을 내뱉었다. 본인도 졸리브이와의 디스 배틀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제작진이 둘의 경쟁구도로 각을 잡고 인터뷰나 사회자를 통해 분위기를 몰아간 감은 분명 있음) 어느 누가 한 쪽의 유명세에 편승하고자 들이댄 적이 없다는 소리다.


 



5. 너 왜 나한테 숟가락 얹어놔?




개인적으로, 힙합씬에서 이것만큼 웃긴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타 장르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크게 보장된 힙합 음악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신예 래퍼가 기성 래퍼를 디스하는 것이 왜 비판받아야 하는가? 게다가 당시는 누구나 눈치보지 않고 디스를 주고받는 컨트롤 비트 대란의 시기였다.


힙합 장르에서는 남녀 노소 경력 불문하고 누구나 마이크를 잡으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마이크와 음악은 그들의 무기이며 내가 최고다, 너희들은 내 아래다, 왜 그런지 알려줄테니 내 말 잘 들어봐 하는 게 힙합 음악이다.


힙합 씬에서 신예 래퍼가 기성 힙합씬을 비판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실제로 컨트롤 비트 대란 당시에도 스윙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어글리덕이 스윙스를 디스한 적이 있었다. 당시 디스가 세련되고 랩이 괜찮아서 많은 사람들이 어글리덕에 관심을 가졌으나, 스윙스가 발표한 맞디스곡의 좋은 퀄리티에 결론적으로 두 뮤지션은 윈윈을 했다.

또 앞에서 말했듯이 타이미도 MC 내퍼 시절 (이비아 활동 전 시기) 자신에 비해 인지도가 높았던 스윙스를 디스한 적이 있었다. ContLoL로 디스곡을 낸 상대를 고소한 리미 역시 디스했었고.


타이미와 졸리브이도 어쩌면 디스전에 참가하면서 여성 래퍼들의 활발한 활동을 더 촉구할 수도 있었다. 애초에 타이미가 여성 래퍼들 다 자냐고 외친 것도 여성 래퍼들의 활발한 참여를 촉구한 의도로 보였으니까. 그 가사를 써서 발표할 때부터 타이미는 누구든 자신에게 도전장을 던질 것을 각오하고 있었어야 했다. 힙합 디스전에서 경력 따지며 위계 질서 세우려는 것만큼 웃긴 일이 또 있을까?


그러나 타이미는 졸리브이가 던진 도전장을 자신의 유명세에 숟가락 얹어 편승하려는 행동이라고 비판하여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그렇게 따지면 누가 감히 기존 힙합씬을 비판할 것이며, 기성 래퍼의 음악세계를 비판하며 새로운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

 

ContLoL로 힙합 여성 래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힙합을 강조했던 것치고 타이미가 그 후 마치 졸리브이가 자신을 쫓아다닌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상당히 본인의 가사와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타이미가 말한 자신의 유명세라는 것도, 결국 이비아로 활동하며 쌓아올린 인지도인데 이 과거를 마치 성역인 것처럼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모순적인 일이 아닌가? 지금의 유명한 자신이 있는 데에는 이비아가 있는데, 그 이비아로서의 음악 세계에 대해 디스를 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가? 뮤지션은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덧붙여서, 혹자는 졸리브이가 계속 타이미와의 디스를 울궈먹으며 타이미의 유명세에 편승한다고 비난을 한다. 그러나 컨트롤 비트 당시 디스를 주고 받은 후, 졸리브이는 트위터에 이비아와의 디스의 논점이 완전히 달라 맞디스를 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의 인터뷰에서 "디스는 디스일 뿐, 힙합 안에서만 이루어진 일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졸리브이가 그 이후 타이미와의 디스를 주고 받은 일을 스스로 밝히며 타이미를 따라다니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제작진의 편집일 수 있지만, 오히려 타이미가 쇼미더머니 때부터 졸리브이를 계속해서 비판하고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대결구도를 스스로 만들어갔다. 둘이 당사자인만큼 제작진에서 둘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을텐데, 졸리브이와 타이미의 인터뷰는 상당히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1회부터, 그 전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졸리브이를 비판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대결구도를 연상케 만든 것은 타이미의 인터뷰다. 졸리브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타이미 vs 졸리브이 디스 무대로 자꾸만 분위기를 몰아간 것은 (아마 제작진의 요청을 받은) 사회자 산이와 프로듀서 메타였다. 졸리브이는 래퍼답게 랩으로 앙금을 풀라는 요청에 응한 것뿐인데, 왜 졸리브이가 계속 타이미와 맞붙어서 숟가락 얹으려고 엉겼다는듯 말이 도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누가 지금의 대결구도를 만들었는가? 졸리브이의 이름을 크게 알린 것은 디스전 참전 시기가 맞지만, 감정 싸움을 하며 둘 사이의 대결구도를 흥미진진하게 만든 것은 바로 타이미였다.


 


6. 타이미의 비겁한 기습공격



이것이 짜여진 각본이든 아니든, 시청자로서 나는 보여진 영상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비판을 제기하고자 한다.


타이미는 쇼미더머니 때부터 졸리브이와 맞붙을 기회가 여러번 있었다.


쇼미더머니 때는 타이미가 먼저 탈락해서 기회를 놓쳤다 하더라도,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디스 미션이 있을 때 졸리브이와 맞붙을 수 있었고, 어제 방송분에서 MC 메타가 둘 사이의 감정을 해소하라며 디스전 자리를 마련해줬을 때 자신의 감정을 해소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타이미는 나는 저 사람과 엮이고 싶지도 않고 이름이 같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불쾌하다며 디스전 무대를 거부했다.


거기까지는 자신의 선택이니 존중해줄 수 있었다.


그러나 무대 뒤에서 졸리브이가 제작진과 인터뷰를 할 때 타이미는 극도로 흥분하여 쌍욕을 했고, 이것이 촬영중인 본 무대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것이 프로의 자세인가는 차치하자. 래퍼도 사람이에요 라고 말할 수 있으니. 사실 그러한 논리로 따지면 이태임이 프로그램 녹화 중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도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서도 앞서 말했듯 둘 사이의 감정싸움에 대해 나는 할 말이 역시 많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문제는 타이미가 깔아준 멍석은 거부해놓고 다음 촬영일에 기습공격하듯 네 소원 들어준다며 밤새 써온 written 디스랩을 한 것이다.


나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나 비겁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본인이 당시에 졸리브이와의 디스랩이 준비가 되지 않았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아 거부했더라면 적어도 자신이 준비가 되어 디스를 퍼붓기 전 사전 예고라도 해줬어야 했다. MC의 자질 중 하나가 프리스타일 랩인 것은 당연하지만, 둘의 감정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서로에 대해 디스를 주고 받을 때에는 서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리스펙트를 보여야 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


일단 거부는 했는데, 집에 돌아가서 너무나도 분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밤새 가사를 썼다 치자. 그랬다면 적어도 미리 제작진에 통보해서 디스전 상황을 알렸어야 옳았다. 졸리브이도 준비할 수 있도록.


그러나 타이미가 한 행동은 앞에서 상황을 거부해놓고 뒤에서 뒤통수를 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졸리브이는 애초에 타이미와의 디스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원래부터 준비를 해왔을텐데 그게 뭐가 비겁하냐고.


그러나 평소에 준비가 되어있더라도 자, 디스전을 할테니 준비를 하고 와,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랩을 가다듬는 것과, 저번에는 안한다고 해놓고 갑작스럽게 네 소원 들어준다며 면전에서 디스를 퍼붓는 것에 즉석에서 받아치는 것은 분명히 큰 차이가 있다.


기습공격을 해놓고, 마치 네가 하도 들이대서 내가 한 번 봐준다는 식으로 네 소원 들어준다는 말은 너무 오만하지 않은가?

 

덧붙여서, 타이미가 써온 디스랩 가사의 컨텐츠는 여전히 컨트롤 맞디스 때와 유사해서 개인적으로 실망했다. 솔직하게 타이미가 제이스와 디스전에서 붙었을 때 했던 랩은 비트도 강렬하고 박자도 잘 타고 가사도 쎈 편이라 나 혼자 졸리브이와 더불어 디스 미션 공동 1위로 뽑았었다. 그런데 내내 칼을 갈아왔던 것치고는 디스의 가사가 여전히 욕과 외모비하에만 치중되어 있고 컨텐츠가 빈약해서 내심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가사를 컨트롤 맞디스 당시 냈던 from your bitch에서 그대로 따온 것도 많았고......

 

타이미는 이비아에서 타이미로 전향한 후 싱글만 몇 개 간간히 낼 뿐 제대로 음악적 결과물을 보여준 적이 없고, 졸리브이는 언더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작업물과 흑역사 뮤비를 찍었는데, 사실 타이미가 졸리브이의 음악성을 까려면 얼마든지 깔 건덕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타이미는 졸리브이의 음악성이나 흑역사에 가까운 쫄쫄이 뮤비는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외모와 욕에만 치중한 디스를 선보였다.

 


 



7. 끝끝내 프로답지 못했던 자세



어찌되었든 디스의 판은 벌어졌고, 타이미는 써온 가사로 졸리브이에 대한 감정을 랩으로 표출했다. 이번 랩 내용도 좆돼지니 뚱뚱하다느니 돼지라느니하는 외모비하와 인신공격으로 점철된 쌍욕 랩이었지만. 어쨌든 타이미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랩으로 했다.


졸리브이 역시 이에 맞서 랩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개인적으로 졸리브이 가사쓰는 실력이나 펀치라인, 운율 등에서 졸리브이가 더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주관적인 것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내가 문제삼고 싶은 것은 이후 타이미가 보인 태도이다.


본인이 먼저 공격을 했고, 졸리브이가 받아쳤다. 거기에 대고 타이미는 또 쌍욕을 했다.


대체 왜?


래퍼면 래퍼답게, 랩 방송을 찍고 있다면 힙합 뮤지션답게 자신의 음악으로 할 말을 해야지, 시정 잡배 싸움도 아니고 왜 욕으로 상대의 기를 꺾어누르려 하는가? 과연 그러한 자세를 힙합씬 프로 뮤지션의 애티튜드라고 할 수 있는가?

 

이는 제시의 애티튜드와 상당히 비교가 됐다. 3월 5일 방송분에서 키썸과 5번 트랙을 걸고 디스 배틀을 할 때, 키썸이 제시의 '이태원에서 소문난 행동'을 디스했었다. 제시가 일행들과 이태원의 클럽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제시의 일행과 다른 사람들이 패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때 제시는 전혀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싸움이 붙은 일행을 말렸는데, 상대측에서 제시가 연예인인 것을 알고 중간에 제시가 자신을 때렸다며 진술을 바꿔 마치 제시가 패싸움을 벌인 것처럼 보도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씨씨티비 등을 확인하여 제시의 무죄가 밝혀졌고, 상대측에서도 제시는 폭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었다. 제시로서는 억울하게 비난받은 사건이었고, 아직까지 대중에게 제시는 센 언니 이외에 폭행의 이미지까지 따라붙고 있는 게 사실이다.

 

키썸은 제시로서는 억울한 논란을 정면으로 디스한 것이었고, 제시 역시 그 디스에 당황한 표정을 보였으나 제시는 그에 대해 억울하다거나 화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키썸의 실력을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시로서도 그 사건은 자신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아픈 사건'이었는데도.

 

이러한 제시의 애티튜드는 타이미의 그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만약 졸리브이의 맞디스가 끝난 후 타이미가 한 욕이 비트를 타고 랩으로 나왔다면 이런말까지는 안 했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미는 졸리브이의 랩에 대해 그저 욕으로 반응했을 뿐이다.

 

나는 거기서부터 이미 타이미가 졌다고 생각한다. 힙합 MC로서, 프로 래퍼로서 랩이 아닌 감정 싸움으로 상대의 디스 랩을 대하는 순간부터.





타이미가 이비아로서 소속사에 이용당하고, 정산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김디지의 의견은 또 다르므로 주장이라고 적겠다)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연민을 느낀다.


그러나 그녀는 프로 MC, 프로 힙합 뮤지션이고 본인이 선택했던 길을 가서 오늘날의 인지도를 쌓았다.


그 과거가 본인에게 아픈 상처일지라도, 음악으로 밥벌이를 하는만큼 상대에 대해 리스펙트를 보이고 래퍼답게 랩으로 할 말을 했으면 좋겠다.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이 교무실 청소를 하는 게 옳은가?"에 대한 논쟁이 있어 내 사견을 담은 글을 쓰게 되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화장실 청소도 청소 아주머니들을 고용해서 했고, 학생들은 교실과 자습실, 복도 등 학생이 사용하는 공간만을 청소했지만 중학교 때는 아니었다. 당연하게 교무실 청소 당번을 정해서 했는데, 나 또한 당번이 되어 교무실을 청소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본인이 쓰시는 컵은 본인이 씻는 편이었지만 몇몇 선생님은 커피가 눌어붙은 컵 여러 잔을 '당연하게' 떠넘기며 깨끗이 씻어오라고 명령하셨다. 쓰레기통을 비우고 바닥을 청소하고 책상을 걸레로 닦을 때에도 '지적'하는 선생님도 더러 있었다.


바닥쓸고 쓰레기통 비우는 거야 큰 어려움 없이 했지만 컵을 씻어오는 것은 당시에도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맨손으로 수세미를 적셔 커피 찌꺼기가 남아있는 컵을 설거지할 때, 또 머그잔이 가득 담긴 쟁반을 당연하게 떠넘기며 깨끗이 씻어오라는 명령을 들을 때.


그래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못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요새 교권추락이니 말이 많지만 여전히 학교에서 선생님은 학부모와 학생들에 있어 일종의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더했다. 그 때는 체벌도 당연시 되었던 때였고 실제로도 '단체기합'이라는 명목 하에 허벅지며 발바닥 엉덩이를 자주 맞았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괜히 이의를 제기했다가 선생님에게 '찍히면' 학교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 누가 나서서 불만을 토로하겠는가?


그러나 확실히 요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한가보다. 학교에서 두발 제한과 체벌이 사라지고, 이제는 '당연시'되던 교무실 청소 문제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는 것을 보니.


학교는 군대, 공무원 조직사회와 더불어서 외부에 비해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군대야 전시 상황을 염두에 둔 특수 조직이고, 공무원 조직도 관료제 사회로서 일종의 특수 집단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로 느껴지기까지 하다.


학교가 가장 보수적인 집단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유교적' 문화 때문일 것이다. 좋게 말해 장유유서를 존중하는, 나쁘게 말하면 나이 먹은 사람이 우선 대접받아야 마땅하다는 이념적 관습과,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요구하는 사회분위기, 또 아이의 교육에 과도하게 열을 쏟는 우리나라의 현실. 이 모든 것이 학교라는 조직의 울타리를 더욱 높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학교도 변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안에서부터 불어오고 있다. 학교를 구성하는 절대 다수 집단이면서도 교육과 통제의 대상이었던 학생들이 이제는 하나둘씩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자신들이 생각할 때 '부조리'한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지금이 그 첫단계라 교권의 추락, '통제불능' 학생들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지만 나는 이 역시도 거쳐가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민주사회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도기를 거쳐 수많은 문제에 봉착하고 구성원들끼리 그 문제를 잘 조정하며 헤쳐나가야만 겨우 주어지는 달콤한 열매다.


겨우 교무실을 학생이 청소하는 것 가지고 무슨 거창하게 민주사회니 과도기니 말하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학생이 교무실을 청소하는 것을 당연시여기는 사회의 분위기에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무실 청소 문제에 대해서는 젊은 사람들끼리도 의견이 많이 갈리는 편이다.


우선 학생의 교무실 청소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1) 선생님에 대한 예의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2) 사회에 나가서 어차피 해야할 거 학교에서 미리 배우고 가면 좋지 않느냐. 대학원 연구실, 대학교 동아리방, 교수 연구실, 군대 등 사회 나가면 막내가 눈치껏 알아서 해야 하는 것들인데.

3) 힘든 것도 아닌데 수가 많은 학생들이 좀 하면 어떤가. 선생님들은 그 시간에 청소를 감독하느라 바쁘다.


라고 주장을 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실, 복도, 화장실, 자습실 등이야 학생들이 청소하는 게 당연하지만 교무실은 온전히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냉정하게 말해 세금으로 월급받는 교사들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그들의 공간이라는 소리다. 전력부족으로 푹푹 찌는 여름에 교무실만 시원하고 겨울에는 교무실만 따뜻한 것에 대해서는 굳이 지적하지 않겠다. 그건 학교에 고용되어 정해진 시간동안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의 일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러나 자신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당연하게 학생에게 청소시키는 것은, 교사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교무실 청소가 힘드냐 힘들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쓴 공간에 대한 뒷정리를 상대적 약자인 학생에게 당연하게 지시하는 의식 자체의 문제다. 예의? 예의와 공경은 마음에서 우러나와 스스로 보이는 것이지, 나는 너희를 가르치니 우리가 쓰는 곳을 너희가 청소하라는 말은 스승이 하는 말이라기에는 너무 낯부끄럽지 않은가. 선생에 대한 예의는 선생님께 말씨와 행동을 정중히 하고,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고, 부조리하지 않은 지시사항에 대해 맡은 바를 이행하는 것으로 충분히 보일 수 있다. 자신들이 사용한 공간을 치우게 하고 사용한 컵을 씻게 시키는 것은 예의를 보이라는 말로 포장한 '갑질'이다.


사회생활에 대한 '센스'를 학교에서 미리 학습하고 가는 거라 생각하라는 말에 대해서는 사실 무섭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특유의 비틀린 단체사회 문화, 약자의 희생과 양보를 당연시여기는 왜곡된 공동체 의식, 장유유서 등의 이념의 강요가 이렇게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히 뿌리박혀 있구나 하고. 나이, 연차, 지위 등이 우월하다고 해서 아랫사람에게 자신이 해야 하는 업무 외의 허드렛일을 시키고, 아랫사람도 '당연히' '눈치껏' 하는 게 센스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는 잘못되어도 뭔가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민주사회에서 자신이 한 일의 뒷처리는 자신이 스스로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조직사회에서는 이 당연한 것이 통용되지 않는다. 학교에서부터 '복종연습'을 계속해서 반복주입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네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위에서 시키는 것이니 군말 말고 해라"라는 복종 연습을.


엄연히 말하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함으로써 학생은 교사들에게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고, 교사는 그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서비스는 호의로서 베풀어지는 것이지 선생들이 권리로서 받아 챙길 것이 아니다. 냉정해 보이지만 세상에 대가없는 노동이 어디있는가?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이라고, 치사하게 좀 해줄 수도 있지 너무 계산적이고 이기적이지 않느냐고? 그럼 나중에 사회나가서 개처럼 부려먹고 최저시급도 주지 않는 고용주에게도 그런 말 들을 텐가? '그냥 해줄 수도 있는' 것은 베푸는 사람이 결정할 문제지 받는 사람이 당연하게 할 말이 아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문제를 제기하는데 왜 수혜자가 이기적이니 예의니 뭐니 말을 하는 것인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용되는구나 싶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밥먹듯 야근을 하고도 추가근무수당은 1원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그러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왜? 싫으면 나가라고 하니까. 너 말고도 일해줄 사람 널리고 널렸다고.


나는 우리 노동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 부조리는 바로 학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사회적 위치가 더 낮다는 이유만으로 군말 없이 따르게 하는 '복종연습'이 무의식적으로, 암묵적으로 교실에서부터 행해지고 있다.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원래 사회는 그런거야, 하고 당연하게 수긍하고 넘어간다면 그 사회는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고쳐야 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그 지적은 누가 하겠는가? 악덕고용주가? 수혜자가? 아니. 그런 문제는 당하는 사람밖에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인들은 알면서도 말을 할 수 없다. 그들은 너무 잃을 것이 많고, 이미 사회에 순응하는 것이 학습이 되었기 때문에.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리고, 생각이나 행동이 더 자유분방한 학생들은 이 '당연한' 레짐에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왜 이걸 우리가 해야해? 자기 일은 스스로 하는 거라고 배워왔는데? 라고.  


학생은 사회의 동량이다. 나라의 미래다. 이는 비단 미래의 노동자로서의 학생들을 지칭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소위 '젊은 생각'이 그들이 사회로 진출했을 때 이 나라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 약자의 희생을 '예의'로 치장해 강요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그들은 바꿀 수 있다. 그것은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할 때, 내면에서부터 배양되는 작은 개혁의 씨앗이다.


지금은 아직까지도 "우리 학교다닐 때만 해도.......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어."라고 보는 시선이 다수 있지만, 우리 사회도 점차 바뀔 것이라고 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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