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3. 20:25 | Posted by 도유정

말이라는 건 칼과 같아서 바로 휘두른다면 나에게 이득이 되지만 잘못 휘두르다가는 오히려 남과 자신 모두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거창하게 썼지만 말을 함부로 하고 다니면 곤경에 처한다는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 드문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화를 할 때 직접적인 언어적 전달 외에도 비 언어적 표현이라고 해서, 어조, 눈빛, 표정, 당시의 분위기 등등이 말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데 그럼에도 내 생각과 다르게 말이 전달될 때가 있어 곤혹스럽다.


아무리 말을 조심한다고 해도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도 그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는 거라...... 내가 생각이 부족했던지 그 쪽이 예민한 거던지, 혹은 둘 다던지.


이런 저런 해프닝을 겪으면서 더 조심한다고 해도 한 번씩 또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회의감이 들고 우울해진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로 오해를 받는 것도 솔직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고, 억울하기도 하고....... 내 잘못이든 혹은 일방적 오해든 타인과 트러블이 생기는 것 자체는 정말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예전에 교양 수업 과제를 할 때 회복 탄력성이라는 용어를 접한 적이 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으로, 흔히 말하는 '멘탈'이 얼마나 튼튼한가를 가리는 척도 같은 개념이다.


인간 관계나 일상 생활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항상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떠오르곤 했다. 왜 내 멘탈은 두부같을까. 왜 나는 이렇게 소심하고 자잘한 일 하나하나에도 동요할까. 왜 남들이 나를 상처입히도록 나를 다 열어놨을까. 왜 나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내 회복탄력성은 왜 이렇게 낮을까.......


나도 쿨하게 살고 싶다. 누군가와의 인간관계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별 신경 안 쓰고 넘어가고...... 타인이 내 삶을 동요시킬 수 없도록 단단해지고 싶다. 그만 흔들리고 싶다. 매번 이럴 때마다 우울해지고 회의감을 느끼는 것도 너무 싫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정말 지겨워. 옆에서 누가 뭐라 하든 못되게 굴든 잘해주든 묵묵히 나대로의 길을 가고 싶다. 그냥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살고 싶다. 흔들리지 않고 꺾이지도 않고.......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