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광파오븐을 받아오셔서 드디어 베이킹을 할 수 있게 되었당 ㅠㅠㅠ


예전에 후라이팬으로 쿠키 굽는답시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쿠키는 바삭함이 하나도 없었던 걸 생각하면....눈물....


베이킹 용품을 지르고 처음으로 만들어 본 레몬 타르트 ㅋㅋㅋ


레시피는 수없이 수없이 수없이 봤는데 블로거마다 다 방식이 너무 달라서 헷갈렸다......


그리고 삼절접기를 나름 세번 했는데 이미 반죽 과정에서 글루텐이 열라게 형성된 것 같음ㅋㅋㅋㅋㅋ 결이 살아있는 바삭함은 무슨!!!! 돌덩어리 됐음 ㅅㅂㅋㅋㅋㅋ


여튼 욕심만 많아서 제일 큰 4호팬에다 반죽을 씌우고...


반죽이 너무 커서 2등분 해서 넣어놨었는데 망함ㅋㅋㅋㅋㅋ 한개로 모자라서 결국 옆의 벽 부분은 덧붙여야만 했다... 여기에서부터 ㅋㅋㅋㅋ 망 필이...




부풀지 말라고 포크로 미친듯이 조밀하게 구멍을 뚫고 ㅋㅋㅋㅋ 위에 유산지 깔고 아몬드를 잔뜩 올려서 구웠다. 근데 나는 나름 얇게 민다고 밀어서 반죽을 얹었는데 부푼건지 뭔지 장난 아니게 두꺼워졌다 ㅠㅠ




비쥬얼 좀 봐ㅋㅋㅋㅋㅋㅋ 무슨.... 무슨 피자 크러스트 도우인줄... 시발.....

 

엄마도 식히려고 꺼내놓은 거 보시더니 피자 만드냐고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엄마... 타르트야.... 타르트란 말야ㅠㅠㅠㅠ


그래도 색감은 제법 먹음직스럽게 나온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바닥면이 너무!!! 너무!!! 두꺼워서 밀가루 덜익었었음 ㅋㅋㅋㅋㅋ진짜 가지가지.... 레시피만 볼 때는 ㅋㅋㅋ 껌이네 ㅋㅋㅋ 이랬는데 막상 만드니까 진짜 식은땀이 뻘뻘...


그 다음 내가 제일 실수한 레몬 커드.. 필링 부분 ㅋㅋㅋㅋㅋ


분명 내가 참고한 블로그대로면 단단하게 굳어서 샛노란 색감을 자랑해야 하는데????


아 물론 내가 백설탕이 없어서 흑설탕을 쓰긴 했다


색깔이 무슨 카라멜처럼 시꺼매지더군 ㅋㅋㅋㅋㅋㅋ 아놔ㅠㅠㅠ


젤라틴도 5개나 넣었고!!!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뭔가 망한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었다......




냉장고에서 식혔다가 타르트 시트지에 부어줬다


근데 비주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망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버터는 고루 안녹아서 저렇게 뭉쳐있고


색감은 무슨... 아..... 진짜 카라멜 먹다 토해놓은 것처럼..... 진짜 눈물이 났다.....


하루 냉장고에 두고 다음날 (오늘) 꺼내서 작게 잘라 먹어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르트 반죽 덜 익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숟가락으로 필링 싹싹 긁어내서 필링은 다 버렸다ㅡㅡ 그리고 타르트 반죽만 다시 15분 구워줌....흑흑..... 이게 뭐야...




그리고 다른 레시피를 참조해서 커드를 만들기로 했다


도저히 레시피 소개할 정신이 아니어서 특이한 것만 찍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과정샷 찍어서 레시피 올리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주제가 못돼.........



계란을 4개 깠는데 노른자 색이 둘둘씩 달라!! 와 완전싱기


그리고 짙은 노란색 노른자는 미키가 되었다 ㅎㅎㅎㅎ 아이 긔여워 ㅋㅋㅋㅋ 미키마우스~ 미키마우스~





이번엔 먹다 토해놓은 카라멜 색감이 되지 않게 하려고 슈가파우더를 넣었다.


레시피에서 넣으라는 양보다 덜 넣었는데도 많았다


난 단 것 싫은데... 눈에서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기분탓이겠지 하며 팔이 빠지게 저었다 나같은 초보에게는 전동거품기 따윈 없다 손으로 저을 뿐 ㅠㅠㅠ


이번에는 냄비에 넣고 중불에서 끓이며 저으니 드디어 걸쭉해졌다!!!!!!!


그래 바로 이거야ㅠㅠㅠㅠ





이렇게!! 이렇게!!!! 걸쭉한 느낌 꼭 옥수수 스프를 보는 것 같은 이 느낌ㅋㅋㅋㅋㅋ


걸쭉함의 비법은 바로 중불가열이었다...... 그 전에 했던 거는 가열을 안했어... 전에 보고 했던 레시피에서는 중불에서 가열 안했다고ㅠㅠㅠ 시발 그러니까 주르륵 흐르지!! 완전 액체수준....


랩을 씌워 밖에서 식혔다가 냉장고에 몇 시간 넣어 차갑게 만들어 주었다



그 후 다시 꺼내서 타르트 지에 발라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르트 한 조각 잘라먹은 흔적ㅋㅋㅋㅋㅋㅋ 저렇게 잘라 먹고 나서야 타르트 반죽 덜 익은걸 알게됨ㅋㅋㅋㅋㅋㅋ


군데군데 탄 것 같이 새까만 거는 전에 부었던 필링을 미처 다 긁어내지 못해 그 부분이 탄 것이다. 그래도 탄 맛 따윈 나지 않았다눙


차가워진 레몬 커드를 열심히 발라준다. 다행히 잼? 스프레드? 같은 질감이라 비어있는 부분에 주르륵 흐르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ㅠㅠ





이렇게 열심히 발라줌


원래 타르트 반죽은 얇고 필링이 가득해야 진짜 타르트인데 ㅋㅋㅋㅋㅋ 내꺼는 ㅋㅋㅋㅋㅋ 반죽 거어어업나 두껍고 필링은 잼 수준으로 발린 거....ㅋㅋ......


그래도 나름 맛있다ㅠㅠ 너무 달아서 그렇지


레몬 특유의 상큼새콤한 향과 맛.... 그리고 타르트지의 오독오독함ㅋㅋㅋㅋ


차마 바삭함이라고는 못쓰겠다... 하나도 안바삭해... 꾸덕꾸덕 오독오독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랩 씌워서 이번엔 냉동실로 직행시켰다


스프레드 바른 것 같은 비주얼이 좀 괜찮아지길 바라며


얼마 후 다시 꺼내니 살얼음이 꼈다 ㅋㅋㅋㅋㅋ 아 뭐가 이렇게 극단적이냐고ㅠㅠ






잘라서 더 먹었다


맛있다ㅎㅎ 상큼 달큼하다.


근데 단면도에서 보이는 저.... 밀가루 안 익은 것 같은거.. 안익은 거 맞나? 난 도저히 모르겠다 홈베이킹 초보라서 익은건지 안익은건지 ㅋㅋㅋㅋㅋㅋㅋ


맛있는데 왜 이렇게 눈에서 땀이 나지.... 저거 언제 다 먹냐...ㅠㅠ.... 괜히 틀 큰 거 사가지고 재료값은 재료값대로 들고 망치면 누가 다 먹냐고 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


누구..좀 가져가실래요...? 맛은 있다능....ㅠㅠ....


1. 인계동 <다락마을>


나혜석 거리 불고기 브라더스 건너편 건물 2층에 위치해있다.








두 번 갔는데 건물 사진은 두번째 갔을 때 찍은 거라...... 저녁이다. 3일 전 21일 금요일 배추 절이고 나서 식사하러 나왔을 때 찍은 사진! 


음식 사진은 첫번째 갔을 때 찍었는데 지지난주 일요일 인터스텔라 보고 4시에 먹었당.




이 때 먹은 건 서울 찹스테이크 + 까르보나라 였다.


다락마을에서는 18,000원짜리 세트로 한 판에는 찹 스테이크 종류 여러 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나머지 한 쪽에는 파스타나 리조또 종류를 고를 수 있게 되어있다.


찹 스테이크는 호주산 육우로 만든 것 같은데 좀 질기지만 맛있는 편이다. 하지만 소스가 좀 짠 편. 대체로 소스가 단데 서울 찹스테이크와 도쿄 찹스테이크 등 몇몇 메뉴는 매운 맛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어 서울 찹스테이크로 시켰다. 하지만 하나도 안 매움ㅋㅋㅋ 그냥 달아요.


가격이 괜찮은 편이다. 음식 양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여자 셋이서 먹어도 될 만한 양이다. 찹스테이크를 시키면 저렇게 흰 밥과 감자튀김을 같이 준다.


파스타는 솔직히 그냥 그렇다. 크림 파스타는 소스가 매우 걸쭉하고 느끼하고 짜다...... 이 때 찹스테이크 소스와 파스타 소스 둘 다 너무 짜서 힘들었다.


토스트 반 쪽 위에 휘핑크림 올린 거는 파스타 류 시키면 감자튀김 약간의 샐러드와 함께 곁들여 나오는 음식인데 토스트 엄청 질김ㅋㅋㅋㅋ


여기에 생맥주 500 (3천원) 몇 잔 같이 시켜 먹었다. 맥주는 진짜 시원하고 맛있다. 양도 안 속이는 것 같아 좋았다. 호프집에서 담아주는 500 잔은 졸라... 양심없이 속여먹는 컵인데... 여기는 적어도 그렇지는 않다.


두번째 갔을 때는 사진은 없지만 케이준 치킨 샐러드도 같이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쉬운 거는 소스가 이 집만의 독특한 소스가 아니라... 기존의 소스를 섞어서 그냥 뿌린 저렴한 느낌? 그래도 치킨 튀긴게 매우 맛있었다.




ㅎㅎㅎㅎ 입구 쪽에 벤치가 있는데 이렇게 쵸파가 앉아있다. 같이 사진 찍으라고 포즈 취해주는 듯^0^/ 귀여워 쥬금 ㅠㅠㅠ





2. 우만동 아주대 <가츠스시>





저번에도 포스팅 했는데, 지난주 월요일 초밥이 땡겨 점심특선을 먹으러 갔다,


http://peterpan777.tistory.com/37


요기에 가츠스시 포스팅이 있음!






역시 초밥 구성이 또 바뀌어 있었다. 그래서 좋다 ^0^ 질리지 않고... 과일은 계절과일이 나오니까 이번엔 단감과 파인애플.


튀김은 여전히 새우튀김, 고구마 튀김, 단호박 튀김.


사시미는 광어 2점, 연어 2점


소바는 메밀국수/우동 중 택1


초밥은 7관이 나오는데 좌상단부터 계란튀김초밥(타마고를 튀겨서 그 위에 마요네즈와 데리야끼 소스를 뿌린 거), 새우치즈초밥, 소라초밥, 광어무쌈초밥, 연어아부리초밥, 참치마요네즈군함말이, 유부초밥.


다 너무 맛있었다ㅠㅠ 난 마요네즈를 별로 안좋아해서 참치마요네즈 군함말이가 제일 별로였지만... 그래도 맛있음 ㅎㅎ


계란튀김초밥은 처음 먹어봤는데, 늘 폭신한 타마고 초밥만 먹다가 타마고 튀긴 거 먹어보니 바삭함과 폭신한 단 맛이 어우러져서...ㅠㅠ


저거 다 먹고 나면 진짜 배부르다 ㅎㅎ


아, 내가 먹은 건 <평일 점심 특선>의 초밥 정식이다. 평일 점심에만 서비스하는 메뉴. 1만원이다.




이건 먹다 중간에 찍어서 안 예쁜데....


식사를 다 하니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키조개 관자 튀김이다. 갓 튀겨서 겉은 따뜻 + 바삭하고 속은 쫄깃쫄깃해서 진미였다.





3. 굽네치킨


굽네치킨을 처음으로 시켜 먹어봤는데, 처음 시켜먹은건 <굽네 통날개>.



처음 배달되어 갓 열었을 때 창렬한 양에 쇼크를 금치 못했었다.


저래봬도 저게 만 육천원인가 만 칠천원이다^0^...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비싸서 그렇지... 양도 적고...ㅋ....


근데 뭐 굽네만 창렬한 게 아니니깐... 프랜차이즈 치킨집은 다 한 창렬하지 ^^





두번째 시켜먹은 건 고추 바사삭 치킨이었다. 정말 희대의 망작....시발....


왜 사진이 없지?? 너무 열받아서 찍고나서 지웠나봐


엄마가 좀 매콤한 치킨을 드시고 싶다고 해서 시킨 건데 가격도 존나 17,000원인가 18,000원 하면서 맛이 정말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


일단 튀김 옷이 겁나 느끼하다. 굽네는 안 튀기고 굽는다고 했는데 차라리 튀긴 게 낫겠다. 이걸 구워서 바삭하게 하려니까 겉에 소스가 다 눌어붙어서 진짜 느끼해 죽는데 중국 양꼬치에 뿌리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와 카레 가루 냄새가 진동을 한다.


저어엉말 맛없다. 개비추. 먹지 마세요 맛도 창렬 양도 창렬 가격도 창렬 ㅡㅡ




4. <기발한 치킨> 마늘 베이크 치킨






영통구청 옆 그린빌 중심상가에 위치한 기발한 치킨.


그동안 파마산 베이크만 줄창 먹다가 이번엔 마늘 베이크를 먹어봤다.





기발한 치킨은 매장에서 먹으면 샐러드를 준다. 두번까지밖에 리필이 안되고 그 후로부터는 돈 내고 시켜야 하지만 그래도 샐러드 굿굿


근데 얼마전부터 매장에서 치킨 먹으려면 음료도 무조건 시켜야 한대서 얼탱이 터짐 ㅋㅋㅋㅋ 기가 막혀서.....


맛은 있다. 솔직히 마늘 베이크 진짜 맛있었다. 여기도 가격 존나 창렬인데 그래도 맛있으니 참는다


저게 17,000원이다. 요새 치킨 가격 16,000원은 당연히 기본으로 깔고 가나봐 ㅋㅋㅋㅋ 시발ㅋㅋㅋㅋ


마늘소스가 겉에 잔뜩 묻어있는데 일단 엄청 달다. 달달한 소스에 마늘 향이 가미되어 양치하고 나서는 기분이 좋지 않지만 먹을 때는 행복하다.


근데 기름기가 많다. 여기도 오븐구이라는데 겉에 바삭하게 만들려고 닭에 기름칠해서 오븐에 넣는 듯ㅋㅋㅋㅋ 오븐구이의 의미가 없음 ㅋㅋㅋㅋ



여튼 최근에 먹은 것들은 이렇다. 다음에는 창렬 질소칩 스윙칩에 대해 리뷰하겠다.



EBS Space 공감에 나왔던 Shape of my heart의 원곡자 도미닉 밀러의 기타 연주 영상.


영화 <레옹>에서 OST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Sting이 부른 Shape of my heart, 그 곡 맞다.


우리에게 익숙한 sting의 목소리 없이도 재즈의 음색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도미닉 밀러 버전은 즉흥 재즈변주곡이라서 그런지 악보가 없었다. 그래서 정성하 편곡 버전 악보를 올려둔다.



 

 

 

정성하 - Shape of my heart.gp5

 

 

정성하가 편곡한 버전의 shape of my heart.


요즘 연습 중인 곡이다. 우울할 때 한참 연주하면 기분이 풀린다.

 


 


 

Igor Presnyakov의 버전도 빠트릴 수 없다. 이 분은 이름으로만 보면 러시아인인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정말 유명한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데 실력이 어마어마하다. Igor 버전 호텔 캘리포니아도 정말 끝내준다. 악보를 보면 대박 어려운데 너무 쉽게 쳐 ㅋㅋㅋㅋㅋ

 

이 사람 버전 악보도 여기 올린다.

 

 

Igor Presnyakov - Shape Of My Heart (Pro).gpx


2014. 11. 23. 20:25 | Posted by 도유정

말이라는 건 칼과 같아서 바로 휘두른다면 나에게 이득이 되지만 잘못 휘두르다가는 오히려 남과 자신 모두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거창하게 썼지만 말을 함부로 하고 다니면 곤경에 처한다는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 드문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화를 할 때 직접적인 언어적 전달 외에도 비 언어적 표현이라고 해서, 어조, 눈빛, 표정, 당시의 분위기 등등이 말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데 그럼에도 내 생각과 다르게 말이 전달될 때가 있어 곤혹스럽다.


아무리 말을 조심한다고 해도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도 그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는 거라...... 내가 생각이 부족했던지 그 쪽이 예민한 거던지, 혹은 둘 다던지.


이런 저런 해프닝을 겪으면서 더 조심한다고 해도 한 번씩 또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회의감이 들고 우울해진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로 오해를 받는 것도 솔직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고, 억울하기도 하고....... 내 잘못이든 혹은 일방적 오해든 타인과 트러블이 생기는 것 자체는 정말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예전에 교양 수업 과제를 할 때 회복 탄력성이라는 용어를 접한 적이 있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으로, 흔히 말하는 '멘탈'이 얼마나 튼튼한가를 가리는 척도 같은 개념이다.


인간 관계나 일상 생활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항상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떠오르곤 했다. 왜 내 멘탈은 두부같을까. 왜 나는 이렇게 소심하고 자잘한 일 하나하나에도 동요할까. 왜 남들이 나를 상처입히도록 나를 다 열어놨을까. 왜 나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내 회복탄력성은 왜 이렇게 낮을까.......


나도 쿨하게 살고 싶다. 누군가와의 인간관계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별 신경 안 쓰고 넘어가고...... 타인이 내 삶을 동요시킬 수 없도록 단단해지고 싶다. 그만 흔들리고 싶다. 매번 이럴 때마다 우울해지고 회의감을 느끼는 것도 너무 싫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정말 지겨워. 옆에서 누가 뭐라 하든 못되게 굴든 잘해주든 묵묵히 나대로의 길을 가고 싶다. 그냥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살고 싶다. 흔들리지 않고 꺾이지도 않고.......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쿨하게.......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극본 : 조나단 놀란

상영시간 : 2시간 50분 (광고 포함 3시간)

평점 : ★★★★★

한 줄 리뷰 :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희망의 메시지가 SF와 어우러진 대서사시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ylon Thomas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말아요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하세요.

분노하고 분노하세요, 죽어가는 빛에 대하여.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그 끝에 다달은 현명한 사람들은 어둠이 옳음을 알지만,
그 말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순순히 어둠으로 들어가지 말아요.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선한 사람들, 마지막 파도에서, 얼마나 빛났는가를 울부짖으며,

녹색의 만에서 춤을 추었던 것은 그들의 연약한 행동들일지 모릅니다.
분노하고 분노하세요, 죽어가는 빛에 대하여.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달아나는 태양을 붙잡고 노래하던 거친 사람들은

너무 늦었음을 깨닫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슬퍼하리니
그 좋은 밤으로 얌전히 가지 마세요.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암흑 속에서도 죽음과 가까운 용감한 사람들은
멀은 눈도 유성처럼 빛나고 즐거울 수 있을것이니
분노하고 분노하세요, 죽어가는 빛에 대하여.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그리고 당신 나의 아버지, 그 슬픔의 높이에서,
당신의 격렬한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축복을 빌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그 좋은 밤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분노하고 분노하세요, 죽어가는 빛에 대하여.




영화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말아요"라는 이 문구는, Dylon Thomas의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라는 시의 인용구이다. 이 시는 늙은 브랜든 교수부터 주인공 쿠퍼, 쿠퍼의 딸 머피, 쿠퍼의 동료들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혹은 절망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칠 때 주로 읊는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2번까지만 읽으시고, 영화를 다 보신 후이거나 혹은 스포일러도 감내하겠다는 분들은 전부 다 읽으시면 됩니다.



1. 인트로

이 시대의 천재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가 SF와 어우러진 대 서사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2시간 50분, 광고시간을 포함한다면 3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상영된다. 반지의 제왕 마지막편 이후로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관람석에 앉아있던 것은 인터스텔라가 처음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에 두 번 정도 다녀오고, 영화를 보는 동안 마시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하고 싶다.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혹은 생리현상을 참느라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면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 영화는 장면과 대사 하나하나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섬세하면서도 경이롭다. 스마트폰과 각종 영상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갖은 단편적 감각과 쾌락에 노출된 관객들을 세 시간 동안 집중시키는 흡입력은 이 영화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영화를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하자면, 주인공 쿠퍼가 우주선 인듀어런스(Endurance)호에 올라 지구를 떠나기까지의 전반부, 우주선에 올라 임무를 수행하는 중반부, 위기를 겪고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며칠 전 영화를 보고 왔던 내 언니는 전반부가 상당히 길고 지루하며, 본격적인 부분은 좀 나중에 나온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인터스텔라>를 그저 그런 SF물, 우주탐사물 영화가 아니라,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뜨거운 감동을 전달할 수 있었던 대작으로 만든 힘은 바로 이 영화의 프롤로그 격인 전반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거창하게(혹은 애매모호하게) 인류에 대한 사랑과 희생 정신을 무작정 강요하지 않는다. 주인공 쿠퍼를 이끄는 근본적인 원동력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내 자식에게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 희망이 없는 땅에서 자식에게 희망을 보여주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 더 근본적으로 자식이 굶어서, 산소가 부족해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아버지로서의 굳은 결심.

늙은 장인 도널드와 15살 아들 톰, 고작 10살밖에 안 된 딸 머피를 두고 기약 없는 위험으로 기꺼이 자신을 던진 쿠퍼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이 가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희생정신이다.



왼쪽부터 주인공인 쿠퍼, 딸 머피, 큰 아들 톰.

우연히 인도의 드론을 발견하고 즐거워하던 행복한 한때.



가족의 추억과 사랑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쿠퍼의 집.

주변에 광활한 옥수수 밭이 펼쳐져 있다.

CG가 아니라 실제로 영화촬영을 위해 3년 동안 심어서 기른 밭이라고 한다.




2. 배경 및 간략한 줄거리 소개 (No 스포일러)


식량부족으로 당장 현실을 살아가기에도 힘들어지자, 세계 각 국은 과학과 우주 탐사에 대한 의지를 놓아 버리고 과학자는 학교에서 '지양'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쿠퍼는 예전 우주선을 조종했던 비행사였으나, 48년 전부터 나타난 중력 이상현상으로 추락을 경험한 후 장인 도널드와 함께 옥수수 농사를 짓고 있다. 아내는 의료기술의 퇴보로 머리 안에 있던 혹을 발견하지 못해 일찍 죽고 말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는 완전한 디스토피아다. 미래의 지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아 늘 모래먼지에 뒤덮여 있고, 병충해로 곡물과 식물이 죽어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있다. 밀은 이미 멸종되었다. 그나마 척박한 토양에서 견딜 수 있는 옥수수로 연명하지만 옥수수도 조만간 멸종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식량의 멸종 뿐 아니라, 대기의 80%를 구성하는 질소를 호흡하며 병충해가 번식해 산소를 먹어치워, 인류는 호흡할 산소의 부족으로 멸종할 위험에 처해있다.


첨단과학기술을 대표하던 각국의 우주탐사국은 폐쇄된 지 오래. 미국의 NASA도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에게 폭탄을 투하하라는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여 강제 폐쇄되었다고 영화에서 브랜든 교수는 설명한다.

"모두가 나눠먹을 식량이 부족해? 그럼 인구수를 줄여!"

지독한 식량 부족과 함께 정부의 윤리 의식도 사라진 지 오래다. 군대는 해체되었고 정부의 존재는 거의 무의미해졌다.


그러나 폐쇄되었던 NASA는, 더 이상 이 땅에는 희망이 없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비밀리에 부활되어 인류의 새 터전이 될 행성을 탐색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딸 머피의 방에서 일어나는 기현상 때문에 NASA의 위치를 알게 된 쿠퍼는 그렇게 "우연히" 머피와 함께 NASA에 들어서게 된다.

머피가 늘 Poltergeist(해리포터에서는 피브스로 대표되었던 폴터가이스트. 장난꾸러기 요정? 유령?의 존재라고 생각하면 될 듯.)의 소행이라고 말했던 기현상은, 머피의 서재에 있는 책이 이유 없이 떨어진 것이었다. 엄청난 황사가 몰려왔던 어느날, 머피의 방문이 열려 모래먼지가 잔뜩 들어왔는데 모래먼지가 바닥에 덮이면서 바닥에 2진법으로 어느 장소(NASA)의 위치가 쓰여진 것.


그렇게 쿠퍼는 옛 스승 브랜든 교수와 조우하여 새 행성 탐색 계획에 대해 듣고, 우주선 Endurance호의 조종사가 되어줄 것을 부탁받는다. 이미 나사로 계획으로 11명의 탐사대원을 각 행성으로 보내놨던 NASA는 그들의 신호를 분석하여 인류가 새로 살 만한 행성을 탐사하고자 하는 것. 인류의 멸절을 막기 위해 브랜든 교수는 플랜 A와 플랜 B 두 방법을 구상했다.

플랜A는 그들이 행성을 찾는 동안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새 보금자리로 떠날 수 있도록 중력 방정식을 계산하여 다 함께 새 터전으로 떠나는 것.

플랜B는 중력 계산식이 실패할 경우, 수정란 약 1000개를 가지고 새 행성에 정착하여 새로운 인류의 번성을 시작하는 것. 지구의 사람들은 포기해야만 한다.


 

우주선 Endurance 호의 모습.

 

웜홀을 통과하는 Endurance호




브랜든 교수의 젊은 딸 에밀리아 브랜든(앤 해서웨이)과 쿠퍼는 당연히 플랜 A를 약속받고 우주로 떠난다. 두 명의 동료 도일과 로밀리와 함께. 그들이 탐사를 하는 동안, 브랜든 교수는 중력 방정식을 풀어 어떻게든 지구의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굳게 약속했다.


4인의 사람(쿠퍼, 에밀리아 브랜든, 도일, 로밀리)과 두 로봇 중 가족이 있는 사람은 에밀리아와 쿠퍼 뿐이다. 미리 출발한 11명의 탐사대원과 나머지 두 명의 팀원은 홀홀단신. 이는 지구에 남겨진 '애착의 끈'이 없어야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늙은 브랜든 교수의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인듀어런스호의 탐사팀은 신호가 오고 있는 세 개의 행성을 탐사하기로 결심하고 먼 길을 떠나게 된다.





3. 더 자세한 줄거리와 리뷰 (스포일러 주의!!)



그러나 현실은 공식이나 시뮬레이션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NASA의 연구소에서 그들은 48년 만에 나타난 중력의 이상현상이 그들을 새로운 행성계로 이끌어주는 통로라고 보고 웜홀을 통과해 그 곳에 있는 세 개의 행성을 조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첫 행성에 도착했을 때, 에밀리아는 뼈아픈 실수를 하고 만다. 그곳에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이 있었고 먼저 그곳에 도착한 동료 우주선의 파편이 있었으나 생명이 살 수는 없는 환경이었다.  


행성 주변에 있는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 때문에 거대한 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쳤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공간의 왜곡으로 이 곳에서의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과 같았다. 이 행성에서 쿠퍼 일행이 3시간을 지체하면 지구에서는 이미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빨리 행성을 찾아 가족을 구해야만 하는 쿠퍼는 에밀리아와 언쟁을 벌인다. 머피에게 했던 아빠가 꼭 살아서 너에게 돌아올 거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쿠퍼에게는 시간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하는 임무 때문에, 결국 에밀리아와 쿠퍼, 도일 셋이 이 행성을 빨리 탐사하고 오기로 한다. 그동안 로밀리는 우주선 본체에 남아 중력 방정식을 더 공부한다.



첫 행성에 착륙했을 때의 모습. 대양을 방불케할만큼 물이 들어차있었다.




에밀리아는 먼저 파견된 탐사대원의 죽음을 확인하고, 우주선 파편에서 기록장치를 분리해오려고 하다 그만 덮쳐오는 파도 때문에 동료대원 도일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만다. 뿐 아니라 지구의 시간으로 23년이 넘는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파도 때문에 엔진룸에 물이 들어차서 물을 빼는 동안 약 세 시간 반의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버린 것.

자신이 남겨뒀던 10살의 어린 딸이 벌써 서른 셋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쿠퍼는 마음이 급하기만 하다. 에밀리아 역시 남겨두고 온 늙은 아버지(브랜든 교수)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자신 때문에 도일이 죽고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우주선으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로밀리가 동면에 들어있지 않고 23년의 시간을 홀로 보낸 것을 발견하게 된다. 로밀리는 그들이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며, 흰 수염이 듬성듬성 난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 23년 동안 로밀리는 중력 방정식의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이미 시간과 연료가 소모되었기 때문에 남은 두 개의 행성 중 그들은 하나의 행성만을 골라야 하는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쿠퍼는 만 박사(맷 데이먼)의 행성에 가자고 주장하고, 에밀리아는 그보다는 먼 에드먼드의 행성에 가자고 한다. 그러나 쿠퍼는 에밀리아와 에드먼드가 연인이었던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결국 만 박사의 행성에 가기로 결심한다.



(아래부터 스포 주의)


여기서 이번에는 쿠퍼가 뼈아픈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닥터 만은 그들이 생각했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던 것. 두번째 행성에 먼저 착륙했지만 그곳은 빙하가 펼쳐진 거대한 얼음의 땅이었고 대기에는 암모니아가 가득해 호흡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인류가 정착하여 일굴 수 있는 '땅' 자체가 없었던 것.

두번째로 도착한 닥터 만의 행성은 동토로 생명체가 생존할 수 없는 불모지였다.



그러나 만은 자신의 실패에 절망하다 점점 생필품이 떨어져가자, 자신 혼자 이 동토에서 죽어갈 공포를 이기지 못해 해서는 안 될 결정을 하고야 만다. 이 행성이 인류가 살 수 있는 곳이라는 거짓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며 동면에 든 것이다. 그 거짓말을 믿고 만을 구한 쿠퍼와 에밀리아, 로밀리를 만은 또다시 배신한다.

endurance호를 차지하기 위해 쿠퍼를 속여 죽이려 하고, 로밀리는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결국 강제로 우주선에 도킹하려다 실패한 끝에 만 박사 자신은 우주선 앞에서 역시 폭발 사고로 즉사하고 우주선 역시 크게 파괴된다.

행성에서 에밀리아가 질식사하기 직전이었던 쿠퍼를 구해, 결국 둘과 유머감각 100%ㅋㅋㅋ인 로봇 '타스'은 모험 끝에 인듀어런스호에 도킹해 우주선으로 다시 진입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미 도일과 로밀리를 잃은 그들은 우주선마저 잃을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닥터 만의 폭발사고 때문에 우주선도 큰 손상을 입은 데다, 연료를 너무 많이 소진해 지구로 돌아갈 수 없게 되고 만 것이다. 결국 무게를 하나라도 더 줄여 에드먼드가 있는 세번째 행성으로 가기로 결정한 쿠퍼는, 에밀리아 혼자만을 우주선에 남겨두고 타스와 함께 블랙홀로 들어가게 된다.

블랙홀로 들어간 자만이 중력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말에, 쿠퍼는 타스와 직접 블랙홀에 들어가 중력을 계산하고자 한다.

새로운 행성계의 주변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 쿠퍼는 에밀리아가 에드먼드가 있는 행성으로 떠날 수 있도록, 타스와 함께 블랙홀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만의 배신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에) 지구에서는 에밀리아의 아버지 브랜든 교수가 죽기 직전 머피(쿠퍼의 딸)에게 진실을 밝힌다. 사실 중력 방정식은 불완전하며, 지구의 사람들이 새 터전으로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은 0%라는 것. 브랜든 박사는 그것을 알면서도 수정란으로 새로운 인류를 번성시키라며 딸과 쿠퍼를 속여 우주로 보낸 것이었다.

자신의 아버지도 그 사실을 알고 간 게 맞냐며, 우리 가족을 버리고, 우리 가족을 이 땅에서 굶어 죽도록 두고 간 거냐며 절규하는 머피에게 브랜든 박사는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라는 시구를 인용하고 눈을 감는다.

이 시구를 머피는 Yes로 오해하고 아버지가 우리 모두를 버렸다며 절규한다. 바로 영상 송신실에 간 머피는 에밀리아에게 영상편지를 통해 브랜든 교수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당신도 자신의 아버지(쿠퍼)도 알고 있었냐며 그들을 비난한다.

딸이었던 에밀리아조차 몰랐던 계획을, 그러나 두 동료 만과 로밀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브랜드 교수는 그들은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인류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판단, 진실을 미리 알려 인류의 식민지를 건설하는 비밀 임무를 맡겼던 것이다.

로밀리는 23년 간 중력방정식을 연구한 끝에, 이 방정식으로는 지구의 사람들이 떠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중력방정식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블랙홀에 들어가서 직접 그 안의 중력 데이터를 연구해야만 한다는 것. 결국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나서야, 쿠퍼는 로봇 타스와 블랙홀로 들어가게 된다.

블랙홀은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는 곳.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3차원을 넘어서서, 5차원 혹은 그 이상의 차원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3차원의 현실을 제약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은, 블랙홀에서는 그저 또다른 물리적 환경 중 하나일 뿐이다. 쿠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더 이상 해답을 얻지 못하자, 직접 블랙홀로 진입하여 답을 발견하고자 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좋았던 점은, 이 영화에서는 그 누구도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사람은 사고 방식과 윤리관, 가치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목표를 두고서도 과정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인류의 생존'이라는 기치를 두고 브랜든 박사는 자신의 자식까지 속여가면서 소름끼칠만큼 냉정한 선택을 했고, 에밀리아는 임무수행을 위해 기록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소중한 동료와 23년 5개월의 시간을 잃었다. 쿠퍼는 에밀리아의 주장이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고 '훌륭하고 대단한' 만 박사의 행성에 가기로 결심했다 로밀리마저 잃고 우주선도 고장 직전의 상태가 되고 만다.

그들 모두가 숭고하고 윤리적인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그들 역시 인간이었기에 판단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뼈아픈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예외적인 경우라면 만 박사 정도일까? 11명의 탐사대원을 설득해, 본인을 포함하여 망망대해의 우주로 탐사를 나갔고 연구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던 닥터 만. 에밀리아는 쿠퍼가 의견을 물을 때마다 항상 만 박사를 칭송했다. 쿠퍼도 그러한 에밀리아의 만 박사에 대한 평가를 믿고 만 박사의 행성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만 박사는 홀로 행성에서 죽어갈 것을 두려워해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저열한 인간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결국 우주선을 먼저 차지하려는 조급한 마음과 능력 부족으로 그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죽음이었지만 영화의 위기부를 구성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리고 영화의 절정&결말부로 가기 위한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이다. 만 박사의 배신 때문에 탐사팀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지 않았다면, 쿠퍼는 결코 블랙홀로 들어가지 않았을 테니까.


(강력한 스포 주의!!)


쿠퍼가 같이 가는 줄 알았던 에밀리아가 울부짖으며 홀로 Endurance호에 남아 새 행성으로 떠난 후, 쿠퍼는 블랙홀의 끝에서 5차원의 큐브로 진입하게 된다. 영화 전반부부터 계속해서 나왔던 미스테리한 존재 '그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은 어린 머피의 책을 떨어트려 머피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쿠퍼와 머피에게 NASA의 위치를 2진법으로 알렸으며, 우주선 탐사 초반에 에밀리아와 악수를 하고 중력 이상현상을 일으켜 새로운 행성계로 통하는 웜홀의 존재를 알려온 존재들이다. '그들'은 멸절 위기에 처한 인류를 돕고자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들의 존재는 절정에 달할 때까지 미스터리한 존재로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쿠퍼가 5차원의 큐브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인터스텔라는 절정부에 도달하며 놀란 감독의 천재성은 찬란하게 그 빛을 발한다. 큐브 속의 공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새로운 차원의 곳으로, 쿠퍼는 그곳에서 과거의 머피와 자신을 발견한다. 정확히는 서재가 있는 '머피의 방'을 본다.

뜻밖에 머피를 발견한 쿠퍼는 울부짖으며 머피를 부르는데, 절망 끝에 주먹으로 서재를 쿵쿵치자 그 충격에 서재에서 책이 떨어진다. 영화 전반부에 나왔던 머피의 방의 '기현상'을 일으킨 것은 바로 미래의 쿠퍼(큐브 속에 있는 현재의)였다. 즉, 머피가 포터가이스트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쿠퍼인 것.

5차원의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은 그저 하나의 물리 환경이 된 탓에, 큐브 속의 쿠퍼가 과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딸의 책을 떨어트려 STAY라는 모스부호를 전달한 것도, 머피의 방바닥에 NASA의 위치를 2진법으로 전달한 것도, 나아가 우주선이 출발했을 초기에 에밀리아(앤 헤서웨이)와 악수를 했던 것도 5차원 공간 속의 쿠퍼였다.

쿠퍼가 있는 5차원의 큐브 안에는 끝없이 머피의 방과 서재가 펼쳐져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거대한 시간과 공간이 머피의 방을 통해 연결되어 있었다. 쿠퍼는 그곳에서, 서재 뒤에서 머피의 시간을 보며 타스의 도움을 받아 중력 데이터를 머피에게 전달한다. 전달의 매개체는 그가 머피에게 주고 왔던 손목시계. 언젠가 반드시 머피가 그 시계를 찾으러 올 것을 믿으며, 쿠퍼는 시계의 초침을 통해 모스부호로 중력 데이터를 기록해 놓았다. 그리고 기록이 끝나자, 큐브가 사라지며 쿠퍼는 끝없는 어둠 속에 다시 던져져 눈을 감는다.

 

 
이 영화에서, 그렇다면 웜홀을 만들고 블랙홀 속에 큐브를 설치해 쿠퍼를 이끈 '그들'이 누구인지는 끝까지 명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쿠퍼의 대사를 통해 그들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쿠퍼와 머피가 성공해서 외계 행성으로 이주한 인류의 오랜 시간동안 발전시킨 문명의 주인들이다. 5차원, 혹은 그 이상의 차원의 문명을 발전시킨 인류의 후예들은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쿠퍼와 지구의 인류를 돕기 위해 웜홀과 큐브를 설치한 것이다.

 



이미 지구는 지독하게 황폐해져 희망을 잃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작물 옥수수마저도 말라죽어가고 있다.

머피는 오빠 톰의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톰이 집착하는 옥수수 밭에 불을 질러버린다.




그 시간, 머피는 중력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간 개념이 필요함을 알고 '기현상'이 일어나 자신과 아버지를 NASA로 인도했던 자신의 방에 들르게 된다.

이미 지구는 쿠퍼가 떠나기 전보다 더 악화되어 사람들은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있었다. 머피의 오빠 톰이 낳았던 어린 첫 딸은 병으로 일찍 죽고, 아버지의 이름을 딴 둘째 아들 쿠퍼와 아내 역시 끝없는 황사로 인해 폐병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 그럼에도 톰은 집을 버리지 못한다. 머피가 들러 나사의 지하로 가서 가족 모두를 치료하자고 권해도, 톰은 절대 집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쿠퍼가 첫번째 행성에서 파도를 만나 23년의 시간을 속절없이 버렸던 기간 동안, 지구에 남겨졌던 장인 도널드는 이미 죽고 톰과 머피 역시 희망을 포기하고 있었다. 영상 메시지를 받을 수는 있어도 보낼 수는 없게 되는 바람에 가족들은 2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쿠퍼와 연락이 단절됐던 것이다. 15살의 어리지만 의젓했던 큰 아들 톰은 어느새 중년의 아버지가 되었고, 딸 제시의 죽음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톰은 이제 아버지를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며 아버지를 잊겠다고 말한다. 머피는 23년 동안 한 번도 메시지를 찍지 않다가(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해서), 자신이 우주로 떠났던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을 때 메시지를 찍어 전송한다.

쿠퍼는 가지 말라며 우는 10살의 어린 딸을 달래며, 아빠는 꼭 돌아올 거라며, 아빠가 돌아왔을 때 어쩌면 우리는 같은 나이일수도 있지 않겠냐 농담을 했었다. 그러나 그 농담은 지독한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쿠퍼의 시간은 불과 몇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지구에 남겨진 딸은 이미 쿠퍼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 쿠퍼의 아들은 쿠퍼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이젠 아버지를 잊겠다고 말한다. 장인은 죽어 아내의 곁에 묻혔다.

쿠퍼는 영상을 보며 흐느낀다. No, no......를 힘없이 중얼거리며, 차마 아빠는 죽지 않았다고, 아빠를 잊지 말아달라고 말하지 못한 채. 이 부분에서 눈물이 나서 너무 힘들었다. 어린 자식들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그들을 떼어두고 우주로 왔는데 쿠퍼가 직면한 것은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애써도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는 지옥. 대체 쿠퍼는 무엇을 위해 가족들을 떼어두고 이 거대한 우주로 온 것일까. 쿠퍼는 지독한 회한과 비통에 몸부림친다.


만약 이 영화가 이러한 쿠퍼의 가족애 대신, 장엄하기 그지없는 '인류애'와 '인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말했다면 인터스텔라는 그저 그런 SF물 중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전반부에서 거의 1시간을 소모하여 보여준 쿠퍼 가족의 끈끈한 사랑과 깊은 책임감 덕분에 인터스텔라는 기존의 SF물과 커다란 차별성을 얻게 된다.

가족애를 통한 관객의 공감.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자신과 쿠퍼를 동일시하게 된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물론 관객은 주인공과 동일시의 과정을 거치지만, 스토리를 어떻게 전개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한 발짝 떨어져서 냉정하게 관조할 것인지, 일체감을 느끼며 감정변화를 함께 겪을 것인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인터스텔라는 바로 '가족애'라는 만국 공통의 키워드를 통해 관객과 쿠퍼의 감정을 일체화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영화를 보면서 쿠퍼가 남겨두고 온 가족은 어느새 내가 남겨두고 온 내 가족, 내 식구가 되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잊기 시작하는 가족을 보며 느끼는 쿠퍼의 절망감은 곧 나의 회한과 고통이 된다. 즉 완전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남겨두고 온 딸이 어느새 나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면? 내 자식이 지금 이 순간에도 커다란 고통 속에 남겨져있다면? 내가 자식들을 버린 거라고 자식들이 생각하고 있다면?

인터스텔라는 쿠퍼의 경험과 감정을 곧 관객의 경험과 감정으로 치환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러닝타임이 길어도 영화를 관통하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가족에 대한 사랑의 키워드로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탄탄하게 조이고 흡입력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러한 쿠퍼의 절망과 회한이 영화의 절정을 극대화하는 추진력이 된다. 5차원의 큐브 속에서 쿠퍼가 주먹을 치던 것이 사실은 과거 머피의 방 서재였다는 점을 발견했을 때 관객은 전율을 느끼게 된다. 영화 중반부에서 에밀리아와 로밀리는 시간을 거슬러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간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게 흐리거나 느리게 흐를 뿐, 과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그러나 블랙홀 속 5차원의 새로운 시공간에서 쿠퍼는 실제로 과거의 시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 공간속에서 과거는 또 다른 현재의 일면이었다. 쿠퍼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려 반쯤은 포기한 상태로 들어간 블랙홀 속에서 마침내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다.



머피가 옥수수 밭에 불을 지르고 오빠 톰을 옥수수 밭으로 가도록 유인한 후, 자신의 방 안에서 그 포터가이스트가 사실은 아빠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앞서 관객이 느꼈던 절망감과 슬픔은 또 다른 카타르시스로 치환되어 커다란 희망을 선사한다. 5차원 속 쿠퍼가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전 시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왜 영화 전반부에 그런 인터뷰가 나왔는지, 미스테리한 현상과 존재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머피는 쿠퍼가 데이터를 남긴 손목시계를 집어들고 오빠 톰을 끌어안으며, 아빠가 우리 모두를 구했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사실 나는 살기등등한 오빠 톰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 영화를 보면서 정말 무서웠다. 그러나 머피의 말을 들으며 어깨를 늘어트리고 말없이 눈을 깜빡이는 톰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아버지를 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톰이 그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놓을 수 없었다는 것을. 언젠가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어린 첫째딸의 죽음을 겪고 아내와 아들의 폐병을 보면서도 차마 집을 떠날 수 없었던 톰을, 나는 그제서야 이해하게 됐다.


그렇게 눈을 감았던 쿠퍼가 문득 눈을 뜨자, 쿠퍼는 자신이 병실에 누워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의사들은 그가 124세라며, 그의 딸 머피가 쿠퍼를 만나러 오고 있다고 알려온다. 쿠퍼의 외양은 우주선을 타고 떠났을 때의 중년 모습 그대로지만 그가 동면해있는 동안 지구의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 것이다.

병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쿠퍼와 머피가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에 있을 동안 황무지였던 야구장은 파릇하게 잔디가 돋아있는 그라운드가 되었고, 땅에서 친 공이 하늘...천장?에 위치한 집의 창문을 깨자 모두가 환호한다. 인셉션의 꿈에서도 나왔던 입체화된 공간을 통해, 이 곳이 지구가 아니라 새로운 행성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의료진은 이 곳이 쿠퍼 정류장이라며, 쿠퍼의 딸 머피 쿠퍼의 이름을 따서 지은 곳이라고 알려준다. 그 대사와 앞서 나온 장면을 통해 쿠퍼가 전송한 중력 데이터를 통해 머피가 중력 방정식을 완성하였고, 지구의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이주시켰다는 사실을 함의하는 것.

딸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병실에는, 딸 머피가 낳은 자식과 손자 손녀들이 가득하다. 침대에 누워서 곧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는 머피는 그가 두고 떠나왔던 10살의 아이가 아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머피는 아빠가 올 줄 알았다며 미소짓는다.

이 장면의 아이러니한 대비를 통해 관객은 또 다른 감동과 슬픔을 느끼게 되는데, 결국 두 부녀가 성공해서 인류를 구했다는 감동과- 마침내 만나게 되었지만 딸은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슬픔이 바로 그것이다. 머피는 이미 2년 전 수명이 다했지만,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동면으로 남은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고자 했고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동면에서 깨어나 죽음 직전에서야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장면이었다. 쿠퍼는 두고 온 딸과 아들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딸을 만나게 되었지만 둘은 재회를 기뻐할 틈도 없이 바로 이별을 맞이해야만 한다.

중년의 젊은 아버지와,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딸이 재회하는 이 장면에서 나는 또 한번 쏟아지는 눈물을 닦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

자신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아버지에게, 머피는 그 어느 부모도 자식이 죽는 것을 볼 필요는 없다며, 여기는 내 자식들이 지킬테니 아버지는 가서 에밀리아를 찾으라고 한다. 쿠퍼가 에드먼드가 있는 세번째 행성으로 보냈던 에밀리아 브랜든(앤 헤서웨이).

쿠퍼가 조종사 옷을 입고 복원한 타스와 함께 1인용 우주선에 타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맨 마지막으로 새로운 행성에 착륙한 에밀리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연인 에드먼드는 죽었지만 그 곳은 인류의 희망이 될 땅이다. 에밀리아가 우주복 헬맷을 벗고 미소짓는 것을 보여주며 그 행성의 대기와 중력, 기압은 지구와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주변으로 황토색의 땅과 푸르른 녹지를 멀리서 비추며 이 땅이 인류가 살 새로운 터전이 될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에밀리아를 찾아간 쿠퍼가 그녀를 구하며, 둘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것 역시 예상하게 된다.

에밀리아가 설치한 베이스 캠프와 새로운 터전의 희망적인 모습을 줌 아웃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뛰어난 기술적 기교 뿐 아니라, 희망과 사랑을 잃지 말라는 뜨거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작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관객이 우주선에 같이 타고 있다는 현실감을 주기 위해, 영화에서는 우주선 안과 밖을 보여줄 때 소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우주선 밖의 광활하고 고요한 우주를 보여줄 때에는 모든 소리를 제거하여 영화관에는 숨막힌 정적이 흐른다. 다시 우주선 안을 보여줄 때는 인물들의 대화 뿐 아니라 기계 조작음 등을 넣어 현장감을 극대화한다.

 

또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배경인 옥수수 밭을 캐나다에서3년을 길러 실제로 조성했다고 한다. 두번째 행성인 동토는 아이슬란드에서 실제 촬영했다고. 인터스텔라의 세세한 설정은 쿠퍼 가족의 식사 장면에서도 드러나는데, 쿠퍼가 딸 머피의 방에서 NASA의 위치를 발견했을 때 머피가 수도꼭지에서 물을 받아 식빵 토스트와 함께 쟁반에 받쳐 들고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식빵은 옥수수 식빵. 영화 볼 때 한번 자세히 확인해 보시기를. 또 성인이 된 머피가 오빠 톰의 가족과 집에서 식사할 때 식탁에는 온통 옥수수 뿐이다. 옥수수를 제외한 다른 곡물이 모두 멸종되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각본을 썼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 놀란은 이 영화를 위해 4년간 공대 교수 밑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교수는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논문 한 편을 새로 냈다고.

인터스텔라는 복잡한 미래의 과학 기술을 보여주면서도 관객이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어려운 공식이나 설명은 최대한 배제한다. 때문에 영화는 전문적인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2시간 50분의 기나긴 러닝타임을 지날 수 있다.  

또 배경음은 최대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심플하게 만들어, 장엄한 우주를 바라보는 관객의 경이로움을 배가시켰다.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을 볼 때에도 나는 배경음악 선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인터스텔라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희망이라는 메시지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 쿠퍼가 아들과 딸의 학교에 찾아가 학부모 면담을 할 때, 선생들은 겨우 15살인 아들 톰의 성적이 낮아 대학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톰의 미래를 점찍는다. 그러나 나중에 톰이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톰은 컬링에서 C를 받았는데도 2등으로 학교를 졸업했다고 알려온다.

늙은 브랜든 교수, 로밀리, 닥터 만, 모두가 중력방정식은 불완전하며 지구의 사람들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짓고 포기할 때에도 쿠퍼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는 모두를 구했다.

나사에서 말없이 우주선을 만들고 용접하는 모든 사람들도, 총 대신 용접기를 들고 묵묵히 뒤에서 노력하며 쿠퍼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인터스텔라>는 인류가 희망과 사랑을 간직하면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없다는 메시지를 직접 3시간의 상영시간에 걸쳐 보여준다. 쿠퍼의 노력을 통해, 딸 머피와 아들 톰, 나사의 사람들 그 모두의 노력을 통해 결국 인류는 새로운 희망의 땅을 찾았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해가 뜨기 직전이다."
The darkest hour is just before the sun rise.
 
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둡고 미래의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해는 반드시 뜬다. 미래를 믿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사랑과 희망을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고 나를 믿는다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초대장을 배포하고 나면...

2014. 11. 7. 18:09 | Posted by 도유정




꼭 이 그림들같은 마음이 된다


뭔가 허무하고 허전하면서 축축한...... 왜?


뭔가 초대장 배포가 끝나고 나면 당분간 블로그에 글을 쓰기가 힘들다. 초대장 배포기간 동안 찍힌 수많은 방문자 수가 단지 정말 내 초대장만을 원해서? 내가 글을 아무리 써봤자 읽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모르겠다 뭔지.... 어차피 나도 누군가가 꼭 내 글을 읽어주고 피드백을 해주길 원하고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반 일기처럼 독백하듯 써나갔는데.


그냥 초대장을 배포하고 나면 이상한 허무감 때문에 며칠 동안은 글이 써지지가 않는다


오늘밤이나 내일 스네리 단편 리뷰를 써야지


요새 My mad fat diary를 보고 있는데 진심 쩐다ㅠㅠ 보면서 엄청 울었어...... 나중에 리뷰 글도 써보고 싶다.

초대장 11장 나눔합니다. -마감-

2014. 11. 1. 16:23 | Posted by 도유정


그림 출처 : deviantart.com의 luthienelf님




지난 달에 남았던 초대장 1장과, 이번 달에 지급받은 초대장 10장 합해서 11장을 나눔합니다!


어떤 컨텐츠로 블로그를 만드실 건지(이왕이면 상세하게 알려주세용^^) 이메일 주소와 함께 적어서 비밀댓글 달아주세요.


선착순은 아니고, 수량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댓글 내용 등에 따라 제가 임의로 선정하여 메일로 초대장을 발송해드릴 계획입니다.


초대장을 받은 다음날 저녁까지 블로그가 개설되지 않으면 초대장은 취소가 됩니다.


제목에 -마감-이라고 수정할 때까지 댓글로 신청을 받을게요.^^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2014. 10. 30. 14:11 | Posted by 도유정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눈빛이 형형히 살아있는 김수영 시인의 사진. 민음사에서 나온 <거대한 뿌리>라는 김수영 시인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연보에 따르면 1921년 출생하여 1968년 귀가 중 버스에 치여 다음날 아침 사망하였다고 한다.


그의 시에는 거대한 시대의 부조리 앞에 절망하는 소시민의 비애감과 좌절감, 그럼에도 읽는 사람의 피마저 들끓게 만드는 자유에의 갈망이 살아 숨쉰다. 말이 거창하긴 하지만, 나는 김수영 시인의 시를 읽으며 한편으로는 입맛이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끼곤 했다.


나는 민중시를 좋아한다. 내가 현실을 살아가며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애써 모른 척하고 묻어 둔 수많은 부조리와 억압을 문학은 낱낱이 고발하며 시대의 변화를 촉구한다.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한 사람 두 사람의 결심이 모여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낙수가 거대한 바위를 뚫듯......


이 시에서 시인은 이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지 못하면서 힘 없는 자들에게, 하찮은 생활에서 사소한 분노를  느끼는 자신을 한탄하고 비판한다. 시의 화자도 자신이 비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감히 세상에 맞서 싸우지 못하는 자신을 모래에 비유하면서, 바람, 먼지, 풀이라 말하며 내가 얼마큼 작으냐고 절절이 외친다.


양극화의 심화, 늘어나는 청년 실업률, 아직도 좌초되고 있는 억울한 부모들의 마음, 수많은 계약직의 암담한 미래, 민영화 위기에 놓인 의료 서비스...... 수많은 사회 문제와 부조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나는 오른 관리비에 분노하고 빵 값이 비싸다며 투덜댄다. 가끔 내 불평불만이 얼마나 하찮고 사소한지 깨달을 때마다 나는 김수영 시인의 시를 떠올린다. 나는 얼마큼 작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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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해리 팬픽 추천 시리즈 네번째 소설


Hit The Ground Running




분류 : 애매한데... 슬래시일랑 말랑... 멘토물일랑 말랑ㅋㅋㅋ sequel이 나온다면 슬래시라고 확신함.



주관적 평가 별점 : ★★★★☆ (결말 때문에 별점 반개 깎임)

(별 다섯개 만점, ☆부터 ★★★★★까지 있음)




출처 : deviantart.com (작가 모름 ㅜㅜ)


소설 중후반부쯤부터는 해리 머릿속에 호크룩스 영혼 두 개가 공존한다 ㅋㅋㅋ

볼드모트 경과 다이어리에 봉인되어 있던 16세 톰 리들. 그림하고 너무 잘 어울려ㅎ_ㅎ




출처 : deviantart.com의 금손 flayu님 ^0^/


그리고 이 그림도 볼드모트가 해리를 회유? 해리의 머릿속에서 해리에게 속삭인다는 점에서 좀 비슷해서 넣어봄.





1. 제목 : Hit The Ground Running

ㄴ링크 : https://www.fanfiction.net/s/9408516/1/Hit-The-Ground-Running






2. 작가 : Tozette

ㄴ링크 : https://www.fanfiction.net/u/836201/Tozette

호주의 대학생이라는 이 작가는 이 소설을 제외하면 죄다 나루토 팬픽밖에 안 썼다ㅠㅠ 이런 필력을 가지고!!! 왜!!!!!!

나루토 팬픽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해리포터 팬으로서 해리포터 팬픽 좀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ㅠㅠㅠ 일단 이 소설 속편부터...... 제발 ㅠㅠㅠ




3. 작가가 팬픽션넷에 쓴 소설 소개글




Hit The Ground Running



By:

Tozette 

 

The Horcrux in Harry's head wakes up and begins talking to Harry long before he's ever heard the name Voldemort. Philosopher's Stone AU. Warnings for some instances of child abuse. No pairings. COMPLETE.

Rated: Fiction T - English - Harry P., Tom R. Jr. - Chapters: 24 - Words: 120,500 - Reviews: 1,250 - Favs: 2,597 - Follows: 2,936 - Updated: Sep 28 - Published: Jun 20, 2013 - Status: Complete - id: 9408516




해리가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듣기도 전에, 해리의 머릿속에 있는 호크룩스가 깨어나 해리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마법사의 돌 AU. 아동 학대의 내용 있음 주의. 커플 없음. 완결.


최근에 완결된 작품이다. 9월 28일에 완결됐으니 완결된 지 한 달밖에 안 지났음. 작년 6월 20일부터 썼으니 거의 1년 3개월 동안 연재한 셈이다. 작가의 노력에 치얼스ㅠㅠ




4. 분류 : AU, 오픈엔딩. 그러나 매우 재밌다 ㅋㅋ




5. 수위 : T (수위 없음)




6. 글자수 : 120,500자 (648kb)




7. 이 소설의 키워드해리와 볼드모트의 공존, 멘토 볼드모트, 학대당하는 해리, 호크룩스가 해리의 머릿속에서 깨어난다면?





8. 내가 정리한 간단 줄거리 (최대한 스포 배제)



해리가 11세 생일이 되어 호그와트 입학 편지를 받기 전, 해리의 번개모양 흉터에 있던 볼드모트의 호크룩스가 깨어나 해리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는 발상이 이 소설의 핵심 소재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해리는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더즐리 가족의 학대와 방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 소설은 해리가 두들리, 피어스와 함께 동물원에 다녀온 후부터 시작한다. 동물원에서 보아뱀에게 말을 걸고, 우연히 뱀이 갇혀있던 우리의 유리창을 없애면서 뱀이 두들리를 겁 준 사건 때문에 해리는 버논 더즐리와 페투니아 이모의 명령에 따라 계단 밑 벽장에 갇혀있었다. 잠 든 해리의 꿈 속에서 해리는 낡은 고아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곳은 높고, 차가우며 공허한 곳이었다. 어슴푸레 빛나는 끝없이 이어진 벽을 따라 헤맨 끝에, 해리는 마침내 잠겨있지 않은 방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비좁은 방에 있던 소년이 해리에게 "돌아왔구나."하고 말을 걸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해리가 어두운 벽장 속에서 눈을 떴을 때에도, 꿈 속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해리에게 계속 말을 건다. 머릿 속의 목소리는 해리가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리며, 그의 부모는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신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알려준다. 보통 볼드모트가 해리를 회유하는 소설은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설정하거나, 혹은 해리에게 그 사건을 숨기고 해리의 편인 척 굴지만 이 소설의 볼드모트는 그냥 돌직구를 던짐ㅋㅋㅋ 속 시원해서 좋았다. 해리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지만 이건 전쟁이었고, 해리의 부모님과 자신은 서로 다른 편에 서 있었다는 볼드모트의 쩌는 말빨에 해리는 설득되고 만다.


이 과정을 작가가 설득력있게 그려놔서 좋았다. 해리는 소설이 전개되는 중간중간에도 볼드모트의 의도와 자신의 미래 등에 대해 의구심과 경계심을 가지고 볼드모트는 그걸 계속 달래고 어른다. 해리가 마냥 세상이 좋은 사람으로 가득 찬 줄아는 멍청이가 아니라는 소리다.


호그와트 입학 편지에 답장을 하지 못해 해그리드가 찾아왔던 원작과는 달리, 해리는 볼드모트의 인도에 따라 더즐리 가족 몰래 답장을 보내고 홀로 다이애건 앨리로 찾아간다. 금고에 들른 해리는 자신의 금고 열쇠를 누군가가 들고 있음을 알아채고, 해리의 부모가 맡긴 교육비 신탁 금고를 열지는 못했지만 할머니인 도리아 포터(도리아 블랙)의 개인 금고에서 돈을 찾아 준비물을 산다.


여기서 덤블도어의 manipulative한 면을 슬슬 느낄 수 있었다 ㅋㅋ 나중에 덤블도어 캐릭터에 대해 분석 글을 쓸 생각이라 거기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해리는 호그와트에서 슬리데린으로 배정이 되고, 드레이코와 친구가 된다. 여기서 또 현실적으로 좋았던 게 ㅋㅋㅋ 드레이코 말포이의 성격을 원작과 거의 비슷하게 써놨다. 즉 해리와 친구가 되었다고 해서 드레이코가 spoiled prince... 응석받이 왕자님 성격이 아닌 건 아니라는 소리. 보통 해리 슬리데린물은 드레이코와 자비니, 노트 뭐 이런 슬리데린 애들을 착하게 그리는데 전혀 안 그럼ㅋㅋㅋㅋ 자비니는 정말 한결같이 재수없고 테오도르 노트도 마찬가지고 ㅋㅋㅋㅋ 드레이코도 좀 짜증난다. 유서깊은 말포이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로 떠받들려 자랐으니 뭐 당연하겠지만......


해리가 톰 리들처럼 슬리데린을 휘어잡고 살지도 않는다. 해리는 영양실조로 여자애들보다도 키가 작고 체구 자체가 무척 작은데다, 혼혈이라는 혈통 때문에 종종 심술궂은 말의 타겟이 된다. 드레이코의 변덕스러운 기분에도 맞춰줘야 하고, 그 와중에 볼드모트의 설득대로 덤블도어 교장실에 있는 호크룩스 관련 책도 훔쳐야 하고, 3층 복도에 숨겨진 보물이 뭔지도 찾아야 하고, 비밀의 방도 찾아야 하고...... 해리는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인다.ㅠㅠ 눈물 ㅠㅠ


볼드모트와 해리의 유대감은 더즐리 가족의 학대로 점점 강해지는데, 크리스마스 방학 때 절정에 달한다. 다이어리 호크룩스를 찾아오려는 볼드모트의 계획에 따라 해리는 말포이 집에 초대되기 위해 애썼고, 실제로도 초대 받았는데 덤블도어의 조언(을 가장한 명령) 때문에 크리스마스 방학에 더즐리네에 돌아가야만 했다. 거기서 해리를 데리러 나타난 도비가 말포이 집안으로 가면 안 된다고 난동을 부리다 페투니아에게 들킨 바람에, 해리는 심하게 구타당한다. 맞는 도중에 머리를 다쳐 뇌진탕이 왔는데도 더즐리 가족은 기절한 해리를 벽장 속에 던져 가둬놓고 몇 겹의 자물쇠를 채워놓는다. 결국 볼드모트의 도움으로 wandless (요술 지팡이 없이) reducto 마법을 써서 벽장을 부수고 나온 해리는, 막 초인종을 누르려던 루시우스 말포이와 마주친다. 초대에도 해리가 오지 않자 직접 데리러 온 것. 학대를 알아챈 말포이 부부에 의해 해리는 성 뭉고 병원에 입원해 마법부 아동 복지국 직원과 인터뷰를 거치고, 리타 스키터가 끼어들면서 해리의 학대 사건이 예언자 일보에 대서특필된다.


마법사의 돌 AU지만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혼혈왕자를 적절히 섞어 버무려 놓은 탓에 이 소설은 정말 숨가쁘게 전개된다. 익히 아는 사건인데도 소설의 분위기에 맞춰 전개되는 탓에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결말이 나는 그 순간까지도 결말을 예측하지 못해서 흥미진진하게 읽었음.


결말이...ㅠㅠ.... 좀 오픈엔딩이라 그렇지만..... 아 시발 왜!!! 왜!!!!!!!! 왜 나의 0000를... 왜..... 흑흑....


진짜 결말에서 뒤통수 얻어맞은 기분^^! 작가는 속편을 써라!!!!!!!


작가 말로는 속편 쓸지 안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속편을 써도 완결을 낼 자신이 잘 없다면서 ㅡㅡ 쓸 가능성은 있지만 뭐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흑흑 그냥 써. 나루토 팬픽말고 속편을 써.ㅠㅠ




9. 리뷰


이 소설은 재밌다. 짱 재밌다. 분량은 중편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닌데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한 흡입력을 가졌다. Death of today를 읽을 때처럼 한 구절에도 눈을 돌리지 않고 천천히 정독했던 것 같다.


팬픽을 쓸 때 기본 캐릭터와 세계관은 차용하지만 캐릭터의 성격과 애증관계는 달라지는 게 보통인데, 이 소설에서는 원작 캐릭터의 성격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와서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성격이 달라져도 설득력만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유치한 팬픽은 대부분 1. 급격한 캐릭터의 변화 2. 설득력 없이 단선적으로 연결되는 캐릭터 간 애증관계 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

그러고 보니 난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했지만 내용은 기발한 팬픽을 좋아하는 것 같다.ㅋㅋㅋㅋ 너무 까다로워!!! 요즘 눈이 높아지다 보니 만족스러운 팬픽이 거의 없어서 슬프다ㅠㅠ 애미야 국이 짜다, 애미야 이건 밥이 너무 질구나!! 애미야 반찬 양념이 이게 뭐니!! 하고 잔소리하는 시어머니가 된 기분...ㅋ....ㅠㅠ


어쨌든 말하고 싶은 건 이 소설이 필력과 설득력, 흥미까지 모두 갖춘 수준 높은 팬픽이라는 소리당. 잘 썼어 재밌어ㅠㅠㅠ 결말만 해피엔딩이었어도.... 시발... 기껏 정들었는데.......


근데 작가 자체가 이런 결말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오히려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soft하게 글이 써졌다면서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 그러지 마ㅠㅠ


내가 언젠가 리뷰를 써야지 벼르고 있는 명작 Their Verdict Of Vagaries (작가 : Angstier (필명부터 심상치 않은 앵슷의 스멜ㅋㅋㅋㅋㅋ))도... 졸라 앵슷 냄새 시발 ㅠㅠㅠ 이 소설이야말로 진짜.... 진짜 쩌는데.... 쩌는데 앵슷에 후반부에 진짜 슬펐지...하....


어쨌든 다시 이 팬픽 리뷰로 돌아와서, 중후반부에 가면 다이어리의 어린 톰 리들이 해리의 머릿속에 합류하는데 꽤 귀여웠다 ㅋㅋㅋ 어른 볼드모트와 아직 어린 톰 리들(16세), 해리 세 명이 아옹다옹ㅋㅋㅋㅋ 해리가 막 자기 머릿속은 토론장이 아니라고 투덜투덜 ㅋㅋㅋㅋ


해리는 자기가 점점 볼드모트를 닮아 의심이 많아진다며 투덜대기도 한다 ㅋㅋㅋ 하지만 또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해리의 주변에는 온통 해리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해리의 멘토나 다름없고, 해리 스스로도 유일하게 믿는 어른이라는 볼드모트도 자신의 몸을 되찾기 위해 해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 해리가 정말 안쓰럽고 불쌍했다ㅠㅠ 11살짜리 애한테 너무 가혹하잖아!!!


이 소설에서 덤블도어와 론 위즐리는 일종의 bashing? 좀 나쁘게 그려지는 편. 사실 덤블도어는 원작에서도 굉장히 교활한 노인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원작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고.... 론은 ㅋㅋㅋ 대부분의 톰해리팬픽에서 나쁜 놈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뭐 ㅋㅋㅋ...


결말까지 완주하고 정말 그 다음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한참을 끙끙댔다. 결말을 해피로 내고 속편을 썼으면 별 다섯개인데...시밤....


이 소설의 매력은 볼드모트와 해리의 케미다. 작가는 no paring이라고 썼지만 마음만 먹으면 해리/볼드모트 슬래시물로 얼마든지 쓸 수 있을 정도로 케미가 흐른다능^0^ 해리의 부당한 현실에 볼드모트는 함께 분노한다. 여전히 냉정하고 계산적인 볼드모트지만 해리의 몸 속에서 해리가 당하는 일을 함께 겪으며 해리와 볼드모트 사이에는 유대감이 싹튼다.


이대로 볼드모트가 몸을 되찾아서 우리 해리를 둥기둥기 해주면 완벽한 톰해리 팬픽인 거신데..... 하....


여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꼭!! 

읽고 작가에게 속편을 쓰라고 같이 닦달합시다ㅠㅠ




10. 인상깊은 구절


스포일 수 있으니 생략

여승(女僧) -백석-

2014. 10. 27. 22:07 | Posted by 도유정


여 승(女僧)

백 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사슴>(1936)-
 







읽을 때마다 서러워지는 시가 있다. 이용악의 <낡은 집>, 박목월의 <하관>, 김종삼의 <민간인>......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백석 시인의 <여승> 역시 시구 한 줄 한 줄에 서러움이 점점이 묻어있어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 시의 화자는 여승이 아니다. 오히려 화자는 관찰자에 가깝다. 평안도의 어느 깊은 산을 걷다, 화자는 어느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사연이 많아 보이던 여인의 옆에는 나이 어린 딸이 칭얼대며 보채고 있었고, 여인은 그런 딸 아이를 때리며 추웠던 가을밤 날씨만큼이나 차게 울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화자는 비구니가 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은' 여인을 바라보며, 화자는 불경처럼 서러움을 느낀다.


여인의 몸, 그것도 한 때 남편과 자식까지 딸려있던 몸으로 산사로 출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풍파와 곡절을 겪었을까. 화자는 여인이 겪었을 말 못할 고통을 일일이 서술하지 않는다. 남편은 10년째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어린 딸은 죽어 도라지 꽃이 만개한 돌무덤에 묻혔다.


누구도 여인이 홀로 겪었을 고통을 알지 못한다. 어느 산절 마당에서 여인의 한 많은 눈물이 잘려나가는 머리카락과 함께 뚝뚝 떨어진 날이 있음을, 함께 울었던 산꿩만이 알 뿐이다.


고즈넉한 산에서 세속의 한과 설움을 가슴에 묻으며, 가지취 내음이 몸에 배기까지 그 오랜 시간 여인의 낯은 옛날같이 늙었다. 그러나 출가를 했어도 여인의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우리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는 화자의 느낌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여인의 낯은 여전히 쓸쓸했고 화자는 서러웠다.


이 시는 일제의 수탈이 극에 달하던 1930년대에 쓰였다. 일본은 31년 만주침략 이후 대륙침략전쟁에 대한 야심을 노골적으로 표현했으며 조선의 미곡, 면화, 누에고치, 인력을 본격적으로 착취했다. 수많은 조선의 가장이 전쟁터나 광산에 끌려가 죽음을 맞고 남겨진 수많은 가족들이 궁핍함에 고통받았을 것이다.

오늘 내가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저녁밥을 먹고 이 글을 쓰는 데에는 선조들의 고통과 희생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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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동 명가원 설농탕 리뷰

2014. 10. 27. 19:42 | Posted by 도유정

지난주 목요일, 그러니까 10월 23일 점심에 방문했던 인계동 명가원 설농탕.




 

 




갤러리아를 지나 있는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 맞은 편, 적십자와 KDI 검진센터 바로 뒷 골목에 위치해있다.


정확히는 권선구 권선동에 속한다. 나는 청소년 문화센터부터 적십자까지의 큰 길을 인계동으로 부르기 때문에 인계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뒷골목이지만 쉽게 찾을 수 있다. 적십자 건물 지하에는 동양문고라고 커다란 서점이 있었는데, 예스 24등 인터넷 서점이 흥하면서 결국 폐업했다. 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서점이었는데...... 초등학생 때 매일 거기까지 걸어가서 밤 늦게까지 책을 읽고 돌아왔다. 간간히 책을 사오기도 했고, 인계동 거리를 걸을 때마다 늘 책 보러 가던 때의 설렘 때문에 두근두근했는데ㅠㅠ


어쨌든 그 건물 바로 뒤쪽에 위치해 있음.



날씨가 아주 좋아서 햇볕이 무슨 조명처럼 쨍쨍 ㅎㅎ


정면샷!


알록달록 외관은 예쁜 편이다. 주차장도 꽤 널찍하고...... 비록 들어가는 골목과 빠져나갈 때 열받지만ㅋㅋㅋㅋㅋㅋ 걸어가면 좋을 듯....




메뉴판. 메뉴와 가격대가 다양하다. 나는 그냥 설농탕을 시켜 먹었다.


표준어로는 설렁탕이 맞는 표현인데... 상호 자체가 설농탕이니 뭐.


특은 양이 더 많은 것 같음. 근데 그냥 설농탕으로도 양은 충분하다. 물론 내 기준에서 ㅎㅎ




시킨지 5분도 안됐는데 진짜 금방 가져다 주셨다 ㅋㅋㅋ 시키자마자!!


밑반찬은 오징어 젓갈과 김치. 김치는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있는데 좀 달긴 하지만 배추가 맛있는 배추인지 시원해서 좋았다.




설농탕에는 고기가 넉넉히 들어가있다. 국내산 육우라고 써있었다. 뭐 맛만 좋으면 되지 ㅎㅎ


팽이버섯? 느타리? 팽이 같은데... 여튼 버섯, 파...


맛은 좋은 편. 밥 한공기 양이 은근 많아서 다 먹으면 매우 배가 부르다.


또 다 먹고 나니 국물이 좀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진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는데... 궁금한 게 설렁탕은 원래 저렇게 뽀얀가? 어디서 듣기로 삼계탕이나 순대국, 설렁탕 등 맑은 국밥에는 진하게 우러나와 보이게 하려고 프림을 탄다고 했는데......


내가 집에서 삼계탕을 몇 번 끓여봤는데 찹쌀을 넣어도 저렇게 뽀얗고 걸쭉해지지는 않던데. 비밀이 뭘까...흠.....


어쨌든 뭐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은 맛. 한끼 따뜻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서빙이 매우 빠르다. 만두는 먹어보지 않아서 맛을 모르겠다.



결론 :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음.



오븐으로 간장마늘치킨 굽기ㅎ_ㅎ

2014. 10. 27. 12:05 | Posted by 도유정

그저께 또띠아 피자 재료와 함께 사왔던 닭 봉 ㅎ_ㅎ


요리도 토요일에 했는데 구워 먹는 건 어제 구워 먹고... 포스팅은 오늘 ㅋㅋㅋ


간장 양념은 집에 있는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재료비는 닭 값만 드는 편이다. 저렴!




※ 닭 같은 경우에는 닭 볶음용 한 팩으로 사면 8천원 이하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중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사서 직접 손질한다면 더 싸게 살 수도 있고. 우리 가족은 닭 퍽퍽살을 별로 안 좋아해서 닭 날개 한 팩(6900원), 닭 봉 한 팩(6900원) 이렇게 따로 샀다.



- 재료 : 닭, 우유(혹은 맥주), 오븐(혹은 해피콜)


- 밑간 재료 : 소금, 후추,  바질 혹은 파슬리(없어도 무방),


- 간장 양념 재료 : 간장 6수저, 설탕 1수저, 매실액 2수저(혹은 물엿이나 올리고당), 포도씨유(올리브유 등 아무 식용 기름) 1수저, 다진마늘 2수저, 남은 소주(혹은 맛술) 3수저



닭은 껍질이 붙어 있는 편이 먹을 때 더 맛있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는 게 더 좋다. 물론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거하는 게 더 낫겠지만......




1. 닭을 흐르는 물에 두 세 차례 깨끗이 씻어준다.




2. 닭에 칼집을 두 개 정도 푹푹 내준 후 우유나 김 빠진 맥주에 30분간 담궈 비린내를 제거한다. 칼집을 넣는 이유는 후에 양념이 더 잘 스며들라고...... 양념이 의외로 잘 안 배기 때문에 칼집은 꼭 넣어주세용





3. 30분이 지나면 흐르는 물에 몇 번 헹궈주고 밑간을 해준다.


나는 허브 솔트가 있어서 허브 솔트, 소금, 바질을 넣고 주물주물 버무려 주었다. 허브 솔트 대신 그냥 소금에 후추로 버무려도 상관 없다. 바질도 있으면 쓰고 없으면 말기~


소금과 후추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좋다. 적당히 ㅋㅋㅋ 이 말이 제일 싫었는데 레시피에서ㅋㅋㅋ말 그대로 적당히 넣어주세요ㅠㅠ




4. 밑간을 하고 재워놓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 봅시다.


간장 6수저, 설탕 1수저, 매실액 2수저(혹은 물엿이나 올리고당), 포도씨유(올리브유 등 아무 식용 기름) 1수저, 다진마늘 2수저, 남은 소주(혹은 맛술) 3수저


붓고 섞어 줍니다. 좀 더 짠게 좋으면 양을 한 두 수저 정도 더 조정해도 됩니다 ㅎㅎ 물엿 대신 매실액을 넣으니까 덜 달고 좋았음. 전에 담궈둔 매실액을 요긴하게 쓰네요 ㅋㅋㅋ


양념을 만들고 의외로 간장양념이 적어서 걱정하는 분들... 걱정 ㄴㄴ





양념 완성 샷! 저 알갱이는 흑설탕과 다진 마늘이 덜 녹아서 생긴 결정입니당 ㅎ_ㅎ 한 번 찍어 먹어봤더니 맛있어서 기대 중 ㅋㅋㅋㅋ



5. 완성된 양념을 밑간한 닭에 붓고 주물주물 버무려준다.



저 알갱이!! 저게 바로 흑설탕과 다진 마늘 입자 ㅋㅋㅋㅋㅋ



6. 신나게 버무려 준 후, 랩을 씌워 적어도 2~3시간을 재워준다.


1시간으로는 정말 택도 없어요. 기별도 안감. 그리고 난 처음에 간장이 너무 많아서 너무 짤까 우려해서 간장을 좀 따라냈는데...... 후회함 ㅠㅠ


간장 양념에 닭이 되도록 잠기도록 재워두는 게 좋습니다. 의외로 양념이 잘 안배겨서 싱겁더라구요. 그리고 양념이 적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닭에서 우러나온 기름물 육수와 섞여서 양념이 불어난다능 ㅇㅇ



저는 토요일에 기껏 또띠아 피자만들고 닭을 재워놨는데 그날 저녁에 꽃게 쪄먹는다고 아무도 치킨을 원하지 않길래ㅡㅡ


락앤락 유리통에 닭과 양념을 부어놓고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일요일 오후 4시에 오븐에 구웠어요.


거의 하루 동안 양념에 재워놓은 거라 짤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기우였음ㅋㅋㅋㅋㅋㅋㅋ



7. 하루가 지난 다음날 일요일 오후에 광파 오븐에 돌린 모습입니다.


온도는 220~250도 사이로 맞춰놓고 30분간 돌렸는데... 겉이 좀 타더라구요...


그냥 20분만 돌리세요. 그래도 됨 ㅇㅇ



220~250도로 20분간 구워줍시다. 오븐이 없다면 해피콜로 가스불에 굽기! 해피콜로 구울 때는 뒤집어 주세요. (오븐 사용시 250도로 예열 3분 정도 해주기. 나는 안해줌 ㅜ)




이날 광파오븐 처음으로 써봤는데 완전 신기 ㅋㅋㅋㅋㅋ 불빛 때문에 눈이 좀 아플 지경이었음. 그리고 전기세 걱정이 무지하게 되었다.......


저 뚜껑으로 열 가하고 다 하기 때문에 절대 뚜껑을 물로 씻으면 안된다. 키친 타올로만 닦아 주세요.



완성된 모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탔음..... 좀 많이....


30분 돌려서 그래여...ㅠㅠ... 그리고 간장 양념이 묻어 있으면 양념이 좀 타는 것 같음......


그래도 맛은 좋았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구웠는데 이건 1차로 구운 사진. 2차로 구운 건 미처 사진을 못찍었어요 먹느라 바빠서 ㅋㅋㅋㅋㅋ


1차는 락앤락 윗쪽에 있던 건데 양념에 잠겨있지 않은 부분이라 의외로 싱거웠어요. 2차로 구운 건 아래에 위치한 거라 양념에 푹 잠겨 있어서 그제야 간이 좀 맞다는 느낌?


나중에 설거지 할 때 보니 오븐 아래에 기름이 얼마나 떨어져 있던지 ㄷㄷㄷ 정말 깜짝 놀랐음 ㅋㅋㅋ 닭 기름이 엄청 나더라구요. 여튼 고루 잘 익었고 양념도 잘 배어서 맛있었음 ㅎㅎ


손이 좀 가지만 시켜먹는 것보단 훨 저렴하고 안심되니 오븐이나 해피콜 있는 분들은 집에서 구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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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띠아 보관법에 이어 또띠아 피자 만들기!

 

재료만 있으면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20분도 안 걸림 ㅋㅋ

 

 

재료 : 토마토 소스, 슈레드 피자치즈, 또띠아

(+) 햄 또는 베이컨, 양송이 버섯, 양파, 다진 고기, 블루 브리 치즈 혹은 고르곤졸라 치즈

 

 

윗 줄은 기본적인 재료고 아랫 줄은 원하는대로 추가하면 되는 재료다.

 

슈레드 피자치즈 대신 모짜렐라 치즈를 쓰면 더 좋다. 나는 모짜렐라 너무 비싸길래 그냥 싼 슈레드 피자 치즈로 대신함 ㅜ

 

1kg에 1만원 하더라... 모짜렐라 치즈는 240g에 5500원 정도 했는데...

 

블루 브리 치즈는 유통기한 임박으로 두 개 완전 싸게 팔길래 집어옴 ㅋㅋㅋㅋ

 

 

 

자 요렇게 재료가 준비되면

 

 

 

 

우선 또띠아에 토마토 소스를 발라준다. 티스푼 하나 혹은 두 개 정도만 떠도 충분히 다 바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양파, 양송이 버섯, 베이컨 잘게 자른 거, 다진 고기, 토마토 소스를 후라이팬에 넣고 볶아 발라주면 더 좋다. 그럼 진짜 피자 소스 같아짐!

 

나는 귀찮아서 그냥 토마토 소스만 슥슥 발랐다.

 

 

그 다음 취향에 따라 뭔가를 올려주세요!

 

나는 얇게 저민 마늘 햄을 올림

 

 

저렇게 유통기한이 11월 16일로 임박한 블루 브리 치즈를 60%할인 가격에 팔길래 냉큼 두개 집어옴ㅋㅋㅋㅋ

 

솔직히 브리 치즈는 그냥 집어 먹으면 뭔 맛인지 모르겠는데 피자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길래 ㅋㅋㅋ 고르곤졸라는 비싸서 역시 블루 브리 치즈로 대체함 ^.^

 

 

안이 좀 쫄깃하다. 신기했음

 

한 조각 자른 블루 브리 치즈를 또 잘게 잘라 곳곳에 뿌려준다. 피자 치즈도 같이 뿌려준다.

 

 

요렇게!!

 

중간중간 보이는 덩어리가 바로 블루 브리 치즈임 ㅎㅎ

 

오븐이 있지만 광파 오븐인가 뭔가 아직 한번도 사용 안 해본 거라 그냥 편하게 후라이팬에 굽기로 했다.

 

또띠아 두 개에 치즈 올렸는데 실험 삼아 한 개는 후라이팬, 한 개는 전자렌지에 돌려보기로 했다.

 

 

얘를 전자렌지에 돌릴 거에용

 

 

 

 

뚜껑을 덮어줬는데 뚜껑 안에 고인 물기가 자꾸 떨어져서 취이익 하는 겁나 불안한 소리가 들려오고 그래서 ㅋㅋㅋ 뚜껑은 금방 빼줬다.

 

뚜껑 안 덮어줘도 열기 때문에 치즈는 잘 녹는다. 블루 브리 치즈는 잘 안녹았지만 ㅠㅠ

 

 

 

자 그릇에 옮겨 담고 랩을 씌워 뽕뽕 구멍을 뚫은 후 전자렌지에 1분!

 

 

이건 후라이팬에서 구운거다. 잘 보면 아래가 약!간! 타있음... 하지만 엄청 바삭바삭하다. 또띠아에 물기 따위 없음

 

 

 

왼쪽 것이 전자렌지에 돌린 거다. 랩 붙어있는 거.

 

티는 안 나지만 또디아가 엄청 질기고 축축하다. 잘라 먹기가 쉽지가 않았다. 뜨겁고...

 

내가 둘 다 먹어본 결과 후라이팬에 구운 게 더 좋다. 바삭바삭해서ㅎㅎ

 

 

 

칼로 자르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ㅋㅋㅋㅋ 한 손으로 자르고 한 손으로 찍느라 흔들림 ㅋㅋㅋㅋ ㅠㅠ

 

 

 

그래서 가위로 잘랐습니당 ^ㅠ^

 

뒷면 좀 탄 거 보여주려고 뒤집어 봄... 그래도 바삭바삭해서 좋아여 많이 안 탔음

 

 

 

 

 

진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었다. 초기 재료 값이 조금 들지만 몇 번씩 먹을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니다. 이래서 이탈리안 요리 식당이 많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이 싸고 쉬운 거를 만 얼마씩 받고 파니까...... 딱히 요리 솜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ㅋㅋㅋ 남는 장사구나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겁나 짜다는 것이다.....Aㅏ....

 

블루 브리 치즈가 짠 건지, 토마토 소스가 짠 건지, 슈레드 피자 치즈가 짠 건지 모르겠으나... 내가 생각하기엔 셋 다인 것 같지만ㅋㅋㅋ

 

내가 아침에 사과 반 개랑 요거트 먹고 4시까지 암 것도 안 먹은 상태에서 먹었는데도 두 개 먹으니 배가 많이 부르다. 여성 분들은 저거 또띠아 하나만 해도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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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띠아 보관법

2014. 10. 25. 16:51 | Posted by 도유정


오늘 닭봉 오븐구이와 또띠아 피자를 하려고 홈플러스에서 장을 봤다. 집에서 20분 거리라 걸어갔는데 들고 올 때 어깨 떨어지는 줄 알았다ㅜㅜ


재료값도 정말 만만치 않아서 돈도 많이 나왔다...... 그래도 한 번 사놓으면 두고두고 쓴다는 데에 의의를...둬야지...ㅠㅠ...


일단 또띠아 보관법 포스팅 먼저!



홈플러스에서 또띠아 10장 들어있는 아즈테카 또띠아 1봉지를 33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싼 건기 아닌지 모르겠으나 마치 많이 싸게 파는 것처럼 행사가격이라고 써놨길래 속는 셈치고 두 봉지 샀다.


지들끼리 들러붙어서 북북 떼다가는 떨어지고 찢어질 판이었다. 이대로 냉동실에 넣으면 또띠아가 아니라 또띠아 죽을 먹게 될 것 같아 하나씩 꺼내 쓸 수 있도록 낱개 포장을 하기로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비닐을 잘라 깔아주라는데 비닐 자르다가 혈압 솟구칠 것 같았다 가위도 잘 안들고 그걸 어느 세월에 다 자르는지...




이렇게 랩을 뚝뚝 끊어서 놓으면 간단한데 말이야!!!!!!!!!!


왜 내가 비닐을 잘랐을까 ㅋㅋㅋㅋ 그냥 랩을 슥슥 깔아주면 되는데!!



또띠아 - 랩 - 또띠아 - 랩


이 순서로 차곡차곡 올려준다.


그리고 또디아를 다 쌓으면 그대로 지퍼백에 넣고 냉동실 ㄱㄱ



필요할 때는 필요한 장 수만큼만 가져다가 해동해서 요리한다.


끝!


사평역에서 -곽재구-

2014. 10. 23. 16:14 | Posted by 도유정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장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문학을 제일 좋아했는데, 문학 책에 나오는 현대시와 소설이 너무 좋아 문제집을 풀 때마다 다이어리에 시 전문과 소설 구절을 옮겨 적었었다. 문학 과목이야말로 정말 좋아해서, 즐기면서 공부했던 과목이었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이 시의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내 마음에 뭔가가 덜컥 내려앉았다. 평범한 단어와 문장인데도 시에 나의 마음과 정신을 확 묶어놓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대합실 차창 밖으로는 소리없이 눈송이가 쌓이고, 승객들은 침묵 속에서 말 없이 기차를 기다린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한줌의 톱밥을 불꽃 속에 적셔두고'....... 이 표현에서 내 마음 역시 시에 젖어들어갔던 것 같다.


시의 화자는 난로에 톱밥을 던져 넣으며 그리웠던 순간들을 돌이켜 본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인생 속에서 어차피 낯설음도 뼈 아픈 추억과 고통도 다 설원인데......


산다는 것은 때로 귀향하는 기분으로 저마다 손에 들린 것을 만지작거리며 침묵해야 한다는 것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가끔 침묵이 열 마디의 말보다 낫다는 것은 요즘들어 조금씩 느끼고 있다.



월요일 화요일 지겹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어느덧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몇 번 더 가을비가 내리면 겨울이 올 것이다. 내 삶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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